[블루프리뷰] '공범' 딸바보로 컴백한 김갑수가 반가운 이유

입력 2013-10-15 17:41   수정 2013-10-15 17:48

15년 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고(故) 한재진 군의 유괴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고 이 영화가 개봉되면서 한 여자가 충격에 빠진다. 범인의 목소리가 자신의 아버지의 목소리와 거의 흡사했기 때문이다. 영화 ‘공범’(국동석 감독, 선샤인필름(주)) 범인의 목소리에서 익숙함을 느낀 다은(손예진)이 아버지의 과거를 추적하고, 그 결말을 알게 된 후 충격에 휩싸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자신에게 헌신하며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고 살아온 아버지가 공소시효 사건의 범인이라는 걸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기자가 꿈꾸던 다은은 영화관에서 실제 범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충격과 공포에 빠지고 만다. 특히 아버지가 입에 달고 살아온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야’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다은의 눈은 더욱 크게 커진다. 이는 자신만 인지한 게 아니다. 다은의 친구 보라(조안) 역시 한 번에 다은의 아버지와 범인의 목소리가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무척이나 쉽게 말이다.

다은은 물불 가리지 않고 정의를 향해 돌진할 것만 같았다. 공소시효가 폐지돼야 된다고 큰소리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녀의 대응이 조금은 궁금했다. 하지만 공소시효를 얼마 앞두지 않은 범죄자 아버지 앞에 놓인 처지가 되자 세상 누구와도 같은 사람이 됐다. 혼란에 빠지고 만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메모지를 찢어버리고 절대 자신의 아버지는 범인이 아니라며 허위 자백까지 한다. 사실 그렇다. 어느 누가 쉽게 자신의 가족을 고발할 수 있을까. 증거를 보여주며 잡아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범죄자들은 누군가의 가족이다’라는 말에 연민의 정을 느껴야 될까?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 놈의 목소리로 시작돼 목소리로 끝나는 ‘공범’은 낯설지가 않다. 신인감독의 패기 있는 도전이라고 보기에는 어딘가 석연치 않다. 그러고 보니 박진표 감독의 ‘그 놈 목소리’(07)가 떠오른다. 영화 속 영화 ‘악마의 속삭임’에서는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실제 범인의 목소리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범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박진표와 10년의 세월을 같이 보낸 국동석 감독은 ‘그 놈 목소리’와 어느 정도 유사성을 보이는 ‘공범’에 대해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해명을 납득시킬 수 있는 근거는 95분이라는 시간 안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 작품에서 살아있는 건 김갑수 하나다. 딸을 극진히 사랑하는 모습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자신을 계속해서 의심하고 단정 짓는 딸 앞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낸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여기까지. 김갑수는 손예진의 감정 선을 따라가라고 말했지만 이건 어떻게 보면 김갑수의 시선과 감정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 중간 중간 깔려있는 복선들이 결말을 아주 쉽게 예측하게 하지만 김갑수로 커버되니 이 정도로. 사건의 전말도 공개되니 잠시 자리를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24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5분.(사진=CJ엔터테인먼트)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