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soul을 만나다] 고태용 "다시 쓰레기 시절로 돌아갈래~"

입력 2013-10-21 16:47   수정 2013-10-22 12:08


"둥둥둥둥..."

패션쇼 장은 조명들과 사운드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후에 모델들의 워킹이 시작된다. 모델들의 워킹을 보고 있노라면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가 무엇인지, 무엇이 주제인지 디자이너의 생각에 공감이 안 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쇼가 참 어렵다.

이와 반면에 디자이너의 주제가 한 번에 공감이 가는 쇼도 있다. 보는 내내 디테일을 찾는 재미에 푹 빠지게 한다. 고태용 디자이너가 바로 그렇다. 그의 쇼는 항상 재미있고 유쾌하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그의 쇼엔 항상 관객들이 넘친다. 그런 그가 컨셉 코리아를 통해 뉴욕에서 쇼를 열었다니, 뉴욕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 신인의 마음으로 다시 채찍질

그는 쇼에서 중요한 것은 ‘공감’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지금 자신이 꽂혀있는 것으로 영감을 얻고 거기에서 콘셉트를 잡는다고. 이번 컨셉코리아 고태용의 테마는 ‘짐(gym)’이었다. “요새 헬스 다니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다니고 있어요. 헬스를 다니면 근육질 몸매를 꿈꾸며 다니게 되는데 막상 근육질 몸매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죠. 저랑 같이 다니는 친구들이 다 모델이라서 더 그런지 모르겠지만요”

이러한 공감 덕분인지, 남성복에서 다양하고 화려한 컬러를 사용한 점이 새롭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이번 컨셉코리아는 성공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뉴욕타임즈, 스타일닷컴 등의 유명 프레스들은 물론 유명인들까지 참석했다고 한다.

“이런 기회는 정말 좋은데, 동네잔치라는 평가를 많이 받곤 하잖아요. 이번에는 유명인사들도 많이 오고 홍보도 잘 돼서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던 것 같아요. 다음 시즌에도 너무 기대가 돼요.”

성공적으로 이번 시즌이 끝나서였는지 고태용 디자이너는 다음 시즌에 대한 열의와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정도 유명해지니까 나태해진 저를 발견했어요. 대충 디자인을 해도 옷이 잘 팔리고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자만심이 커진 것 같아요. 이제 저는 다시 제 쓰레기 시절로 돌아갈 거예요. 여지껏 모아둔 돈을 다 투자했거든요.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다가갈 거예요." (웃음)

▲ 이종석 "아끼는 동생이지만..."

고태용 디자이너는 스타인맥으로 유명하다. 모델계 훈남 김원중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톱스타가 된 이종석까지. 그에게 스타인맥비법에 대해 물었다.

“비법은 따로 없어요. 원중이나 종석이는 어릴 적 제가 디자이너의 꿈을 갖고 시작할 때부터 알던 친구들이에요. 특히 종석이는 제가 쇼핑몰을 할 때 모델이어서 더욱 친했죠. 이제는 너무 떠서 자주는 못 만나지만 가끔 만나면 또 어제 만났던 것처럼 재미나게 놀곤 해요.”

이종석이 고태용 디자이너의 옷을 많이 입고 나오냐는 질문에 그는 “종석이도 이제 톱스타인데 유명한 곳에서 협찬이 많이 들어오겠죠. 종석이도 그런 것들을 누리며 지내야죠. 저번 시상식 때는 지방시 옷을 입고 나왔더라고요”라며 웃는다.

“요즘에는 함께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는 원중이와 가깝게 지내요. 저에게 영감을 떠오르게도 하고 스타일이 정말 좋은 친구이기 때문에 조언을 아끼지 않아요. 함께 콜라보레이션도 진행해서 대박 난 적도 있어요. 정말 제가 아끼는 친구죠.”

▲ 담배 맛을 콜라보레이션하다?

‘고태용’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콜라보레이션의 귀재’다. 서울패션위크를 코앞에 앞뒀지만 그는 콜라보레이션을 여전히 준비하고 있었다. 패션디자이너가 패션과는 동떨어진 자전거, 주류 심지어 담배와도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이 의아했다.

“패션이 옷에만 국한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 내가 사용하고, 내가 즐기는 모든 것들을 패션과 융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도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거죠.”

“패션이 옷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말은 기자의 머릿속에 있는 패션이란 단어가 갖고 있는 틀을 깨버리기 충분했다. 그러나 예술가는 외롭다고 했던가. 이러한 그의 도전이 처음부터 호평이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돈 때문에 아무거나 다 한다’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패션도 비즈니스라고 생각했기에 제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않은 영역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콜라보레이션이 있냐고 묻자 KT&G와 함께 담배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담배 맛을 고태용만의 스타일로 만든다니 어떤 맛일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저 혼자만 하는 것보단 여러사람이 함께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친한 모델 김원중이랑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저도 어떤 맛이 나올지 궁금해요.”

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송이 기자

songyi@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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