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지오 아르마니’, 기자는 이 브랜드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 바로 ‘향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기자가 좋아하는 이 브랜드의 향기가 나면 고개를 젖혀 쳐다보기까지 한다. 남자친구에게 이 향기의 제품을 쓰라고 넌지시 선물할 정도로 이 브랜드의 향기에 집착한다.
그렇다 보니 이 브랜드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단연 기대가 갔다. 남자 아티스트라니 더욱 가슴이 떨린다. 시크하고 샤프하며 시원한 그 향기의 이미지 같은 아티스트를 상상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그를 만나러 갔다. 역시 멀리서부터 향기가 후각을 자극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신일호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날렵한 턱선, 탱탱한 피부, 작은 얼굴은 생각했던 외적인 이미지와 비슷했다. 그러나 푸근한 몸매와 수줍은 미소, 내성적인 성격은 시크하고 도도할 것이라는 기자의 예상과 빗나갔다.
▲ 아버지는 말하셨지 “기술을 배워라~”
인터뷰 내내 조르지오 아르마니 신일호 수석 아티스트는 수줍은 미소로 기자를 대했다. 이렇게 내성적인 사람이 프로패셔널하게 소비자들을 응대하는 모습이 참 신기할 정도였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을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에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어떻게 시작했냐고 묻자 “아버지가 추천해주셨어요”라고 말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이 선망받기도 전에, 그것도 아버지가 추천을 해주셨다니 그저 놀랍다. “딱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해볼래? 라고 추천하신 것은 아니고 기술을 배워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처음 특수분장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MBC 문화아카데미에서 특수 분장을 배우며 일을 하던 어느 날, 제가 10년 후에도 오늘과 똑같은 모습으로 일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진로를 옮기게 됐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전향한 뒤 신일호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바비브라운에서 일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한국에 들어올 당시 ‘함께 시작해서 키워보자’라는 선배의 권유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로 옮겼다고 한다.
▲ 생각하는 대로 된다
이렇게 시작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와의 인연이 벌써 12년째라는 신일호 아티스트에게 브랜드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12년 근무자임에도 불구하고 신일호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올해 초까지 매장에서 근무를 했다고 했다. “이제는 매장보다는 메이크업 쇼, 뷰티 클래스, 강의 등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더 알리려고 노력중이에요”라며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한 곳에서 12년이란 경력을 쌓는 것은 결코 쉬는 일이 아니다. 비법이 있냐고 묻자 “저는 꿈을 항상 되새기는 편이에요. ‘나는 이렇게 될 거야’ 이런 것 있잖아요. 저의 처음 목표는 ‘나는 브랜드 매니저가 되어야지’였죠. 운이 좋은 것도 있었지만 브랜드 매니저도 되고 이제 브랜드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됐잖아요”라고 말한다.
▲ 한 곳에서 자신의 입지를 쌓아라
뷰티 클래스는 물론 메이크업 강의도 한다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신일호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장차 우리나라 메이크업계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다양한 경험도 중요하지만, 깊은 경험도 중요하다고 전 생각해요. 요즘에는 금방 금방 브랜드를 바꾸는 경향이 많은데, 다양한 브랜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곳에서 자신의 입지를 쌓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어 신일호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갖고 노력한다면 언젠가 그 꿈을 이룰거라 생각해요. 요즘엔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너무 빨리 포기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런 친구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해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어떤 곳에서든 최고가 될 수 있을 거예요."
▲ 여성들이여, 과감해져라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만났으니 메이크업에 대한 조언을 듣지 않을 수가 없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메이크업 신일호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메이크업 잘 하는 법에 대해 묻자, 우리나라 여성들의 메이크업은 상당히 획일적이어서 각자의 개성을 잘 살리지 못한다고 먼저 말한다.
“메이크업은 하다 보면 늘기 마련이죠. 우리나라 여성들은 우선 과감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남의 눈을 의식하다 보니 다들 똑같은 메이크업을 하고 다니잖아요. 컬러도 핑크를 너무 사랑해요. 정말 세상엔 아름다운 컬러들이 많은데 말이죠. 자신에게 잘 맞는, 자신을 더욱 돋보이게 보일 수 있는 과감한 메이크업을 시도해 보세요. 자신이 없다면 연한 컬러부터요.”
▲ 조르지오 아르마니 신일호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파우치 속엔...?
조르지오 아르마니 신일호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파우치 속에는 팩트, BB 크림, 구강 청결제, 향수 등이 있었다. 역시 남자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가방은 심플했다. 하지만 보통 남자들이여, 명심하라. 이 정도만 가지고 다녀도 `아티스트급` 그루밍족이라는 사실.
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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