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공포 휩싸인 주요국 중앙은행, 한국은?"

입력 2013-11-13 09:04   수정 2013-11-13 09:19

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오늘 시장은 금 가격이 1,280달러대로 떨어졌고 장 내에서는 1,260달러까지 폭락했다. 물가가 하락하면서 금 가격의 폭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최근 경기가 회복되는데 불구하고 `D` 공포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D` 공포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첫째 일본식 디플레이션이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물가까지 떨어지는, 경제 활력이 떨어지는 일본식 디플레 우려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회복되면 총수요가 증가해서 물가가 오르는 것이 정상적인 경제이론이지만 최근에는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하락하는 디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다. 이 문제는 종전의 이론으로 쉽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정책 대안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비이성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각국 중앙은행에서는 새로운 환경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각국의 물가는 인플레 타깃팅선을 대부분 2%로 설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심 물가 수준을 3%로 상하 밴드폭 1%로 해서 인플레 하단선이 2%다. 최근 각국의 물가는 지극히 안정돼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2.8%로 잠재성장 수준까지 올라오고 있지만 소비자물가는 1%대로 안정돼있다.
유럽도 물가가 1%로 안정돼 있어서 지난 번 금리인하의 배경이 됐다. 일본도 아베노믹스를 극단적으로 추진하고 엔화 약세가 올해 28% 하락해 물가가 상승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 겨우 마이너스 국면에서 벗어났다. 한국도 경제 성장률이 회복된다고 했지만 물가는 오히려 1%대로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정도 차이는 있지만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떨어지는 종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거시경제에서 보면 횡축을 성장률, 종축을 물가로 본다면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총수요곡선, 총공급곡선이다. 물가는 경기가 회복되면 여러 가지 수요를 견인하는 요인들이 있다. 원자재는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가격에 전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물가가 올라간다.
그런 측면에서 양측을 봐야 하는데 Demand pull에서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물가를 끌어올릴 만큼 회복세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출구전략 논쟁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Cost push 측면에서는 원자재 가격, 국제유가가 폭락해 비용적인 측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 최근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금은 세계가 하나의 국가이기 때문에 상품이 풍족하다. 그래서 시장의 힘은 상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아니라 물건을 사는 국민들에게 있다. 그러다 보니까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해 월마트, 할인마트에서 가격 인하를 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전반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 안정은 중앙은행이 설립된 가장 큰 목적이다. 지금은 물가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다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최근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FRB도 작년 12월에 물가 안정과 함께 고용을 중시하는 양대 책무를 설정했다. 그런 상태에서 지금은 고용목표제를 중시하는 것이 FRB의 통화정책방안이다.
내일 상원에서 인준이 확실시 되는 자넷 옐런은 적정금리를 산출하고 통화정책을 강구할 때 Optimal control rule에 의해 하고 있다. 실업률 같은 실물경제 목표, 물가 같은 전통적인 목표에서 물가 안정이 흐트러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 과거의 통화준칙이었지만 자넷 옐런이 주장하는 Optimal control rule은 만약 실업률을 달성하기 위해서 인플레가 목표치를 벗어나면 그것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각도에서 양적완화가 지연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자넷 옐런이 물가 안정보다 실업률과 같은 실물경제 목표를 종전과 달리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9월 17일 출구전략을 추진하지 못했던 것이 앞으로 미국 경제에 상당한 후유증이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금 물가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양적완화 정책으로 돈을 많이 풀면 이미 물가가 많이 올랐어야 한다. 그럼 출구전략은 이미 추진됐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새로운 뉴노멀 환경으로 물가가 지독히 안정돼있다 보니까 양적완화 정책이 부작용이 없는 것처럼 착시한다. 그러다 보니까 양적완화 정책이 당초 예상보다 지속되고, 출구전략 추진의 적정한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최근 미국의 부동산, 주식 거품 우려로 변동성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주가가 변동성이 커지면 외환시장, 채권시장으로 전이되면서 나중에는 어느 날 갑자기 주가가 떨어지게 한다. 그래서 노무라 증권에서 이런 것을 바탕으로 내년 2분기부터 50% 폭락한다고 우려했다. 실업률과 관계없이 우려가 나오는 것도 결국 양적완화 정책이 물가가 안정된 상태에서 더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이 올해 두 차례 큰 대책에도 불구하고 다시 침체되고 있다. 그러나 세계 부동산시장은 거품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좋다. 그만큼 물가 안정을 바탕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로금리로 떨어지고 돈을 많이 풀면서 세계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변화된 환경에서 물가가 안정돼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이라는 전통적 목적만 고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물가 예상치를 2% 이상 설정했다면 물가가 실질적으로 1%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예상치가 2% 나오면 물가가 불안한 것이다. 계속 물가 안정을 고집한다면 금리는 못 내릴 것이다. 지금은 한국의 실물경제가 회복되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1% 떨어지고 있다. 선진국은 물가안정 외에 고용목표제, 주식, 부동산에서 경기를 회복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쪽에 주력하고 있다.
종전의 방식은 피셔공식, 테일러방식에 의해 물가 안정치를 보통 설정하는데 유럽은 피셔공식, 미국에서는 테일러준칙에 의해서 하는데 대체로 2%로 설정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는데도 물가가 1%니까 인플레 타깃팅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과 물가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인플레 타깃팅의 무용론이 나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플레 타깃팅의 무용론이 나올 만큼 물가가 안정돼 있는데 한국은 중하위 계층의 가계부채가 이미 위험 수준이다. 정책당국은 재정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와 통화정책을 중앙은행이 있는데 양측이 같이 풀어가야 한다. 또 원화절상 문제도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우세 속에 다른 한편으로는 꾸준히 금리인하를 제기하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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