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열한시' 김옥빈, 예쁜 '척' 안해 더욱 빛나는 이유

입력 2013-12-03 09:21  

솔직하고 당당하며 거침이 없다. 쉬운 길로 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항상 도전적이다. 배우 김옥빈(26)은 조금은 다른 여배우다. 한창 꾸밀 나이에 예쁜 옷만 입고 싶어 할 법도 한데 하늘을 날고 발차기를 날리며 액션 앞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전작들에 비하면 영화 ‘열한시’(김현석 감독, (주)파레토웍스 제작)는 몸이 쉬운 영화였다. 하지만 생각할 거리는 많았다. 타임 슬립, 시간여행. 말로만 들어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아닌가.



이 작품은 내일 오전 11시로의 시간 이동에 성공한 연구원들이 그곳에서 가져온 24시간 동안의 CCTV 속에서 죽음을 목격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시간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김옥빈은 사건의 유일한 단서인 CCTV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연구원 영은 역을 맡았다. 영은은 시간 이동 연구의 권위자였던 아버지(오광록)의 수제자였던 우석(정재영)을 따라 시간 이동 프로젝트에 몰두한다. 신다은(남궁숙 역)을 제외하면 홍일점과도 다름없었던 김옥빈. 김옥빈의 털털한 성격이 남자 배우들과 어우러졌고 촬영 현장은 그야말로 화기애애함 그 자체였다.

◆ “박철민 선배님과 부산 데이트”

대뜸 물었다. 왜 이렇게 힘든 것만 하냐고. 예쁜 것만 하기에도 모자란데 매번 넘어지고 구르고 다치는 역할만 하냐고 말이다. 김옥빈은 ‘열한시’에서도 와이어를 착용했다. 물론, 액션은 없었다. 연구소 밑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안정장치로써 와이어를 장착했다. “지금껏 보여준 모습 중에 가장 평범한 캐릭터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하는 김옥빈. 하지만 사실 타임머신을 연구하는 박사도 그리 평범한 축에 속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는 건 인간적인 모습 때문이 아니었을까.

“박사라고는 해도 어려운 단어를 쓰지 않잖아요. 저 이외에 다른 분들이 많이 사용하죠. 영은은 ‘열한시’에서 미스터리한 사건의 흐름에 전개를 담당하는 구성원일 뿐이에요. 박사 캐릭터가 부각되는 느낌은 없기 때문에 캐릭터적인 면을 살려서 연기를 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녹는 느낌이죠. 영화를 촬영하면서 허공을 보고 연기할 때가 많았어요. 전 좀 덜 했지만 다른 배우들은 심했죠. 그래서인지 촬영장이 재미있었어요. 멤버들만 봐도 그렇지 않나요? 하하.”

정재영 최다니엘(지완) 박철민(영식)까지. 이미 공식석상을 통해 이들의 호흡은 두 말 하면 잔소리가 되어 버렸다. 심각한 촬영에서도 끊임없이 웃음이 터져 NG를 냈다는 이들. 서로의 얼굴만 봐도 ‘여기서는 어떻게 하면 좋겠다’가 나오니 그럴 수 밖에. 김옥빈은 “나까지 완전 망가졌다. 조절이 안 되더라”고 말하면서도 끊임없이 웃었다. 생각만 해도 좋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김옥빈은 무장해제. 도대체 이들은 촬영 기간 동안 부산에서 어떻게 지낸 것일까.

“그분들의 일탈을 막는다고 혼났어요. 아저씨들끼리 백사장에 모여 술을 마시고. 그럼 전 또 전화를 해서 어디냐고 묻고 데리러 갔었죠. 그러다가 같이 앉아 또 술을 마시고요. (웃음) 선배님들이 ‘옥빈이 오기 전에 도망가야 된다’라며 장난스럽게 받아주셨어요. 제가 박철민 선배님을 괴롭히는 담당이었어요. 그러면서도 같이 나들이도 많이 다니고요. 쉬는 날이면 통도사 용궁사 등 명소도 같이 다니고 맛있는 밀면 집을 알아 오셔서 같이 가기도 했죠. 황령산이나 달맞이 고개도 다니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잊을 수 없는 추억들이에요. 하하.”



◆ “최다니엘 1100만 명 공약 큰일”

김옥빈은 ‘열한시’를 촬영하며 시간 이동을 믿게 됐다. 시간 이동이라는 게 다소 허무할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단다. 아마 그랬기에 ‘열한시’와 김옥빈이 만나지 않았을까 싶었다. 김옥빈은 “시간 이동은 가능하나 돌아오지 못한다고 하더라”며 “미래를 보고 싶냐”고 툭 던졌다. 아주 건조하게. 시간 이동을 믿는 그녀였지만 미래에 가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냥 미래를 있다고는 믿지만 누가 가겠나.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걸고 가야 되는 건데”라고 말한다. 지극히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한시’를 택했다. 김현석 감독과의 첫 작품. 그녀는 천천히 맞추어가며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감독님 센스가 남달라요. 툭툭 던지는 것 같으면서도 잘 만들어내죠. 특히 감성이 참 좋아요. 남성스럽다기보다 말랑말랑하다고나 할까. 그러면서도 꾸미지 않고 담백하죠. 때로는 멋이 없게 이야기를 하는데 오히려 ‘김현석’스러워 좋아요. 촬영장에서도 모두가 감독님을 믿었어요. 감독님은 다 알고 있으면서 배우에게 여지를 주죠. 한 번 해보라고. 그러다 좋은 장면이 나오면 쿨하게 OK를 하고 넘어가요. 촬영장의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었어요. 사이도 좋고. 이런 게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구나 싶었죠. 내 사람이라는 마음, 정말 배우나 스태프나 많이 생각해주는 느낌. 정말 좋았어요.”

김옥빈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촬영장은 훈훈한 분위기 그 자체다. 감독부터 스태프, 그리고 배우까지 누구하나 튀는 사람 없이 어우러지는 모습. 이런 모습이야 말로 누구나 원하는 촬영 현장이 아닐까 싶었다. 솔직하고 거침이 없는 이들이 모여 팀을 이루다보니 언제 어디서 돌발 발언이 나올 지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그렇게 김옥빈은 최다니엘과 엮이고 엮여 열애설까지 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가 만든 것이라고도 할 수 없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이걸 어쩌나 싶어요. 관객 1100만 명이 넘으면 최다니엘 씨와 사귀겠다고 이야기를 해놨으니. 이것도 진짜 즉흥적이었어요. 정재영 선배님 때문이죠. 공약으로 뭘 하라고 해서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정재영 선배님이 툭 던지신 거에요. 그래서 전 또 사귀겠다고 했고, 최다니엘 씨가 응하겠다고 해서 열애설까지 간거죠. 아니 거기서 ‘무슨 말이냐. 말이 되냐’라고 했어야지 사귀겠다고 하는 게 어디있냐고요. (웃음) 아, 정말 1100만 관객이 들면 어쩌죠? 아마 그 때 쯤에는 동생과 유럽 배낭여행 중이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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