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출발선"...채권단 적극적 역할 주목

최진욱 기자

입력 2013-12-23 17:49  

<앵커>
유동성 부족 우려를 받고 있는 일부 대기업들이 잇따라 강도높은 자구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채권단은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는 반응이지만 자구책 실행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행여부를 철저하게 점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동양그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최진욱 기자입니다.

<기자>
동부와 한진에 이어 현대그룹도 고강도 자구책을 내놨습니다.

STX그룹과 동양그룹에 이어 대주주 책임 아래 `알짜배기` 자산을 내놓은 점이 최근 대기업 구조조정의 특징입니다. 그만큼 당국과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채권단은 일단 이들이 제시한 자구책을 반기고 있습니다.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시된 자구책의 실행은 별개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채권단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대기업 자산을 양도받고 SPC에 우선 출자해 이 대금을 지급한 뒤 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할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이와 별도로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이 매주 한 차례 만나 구조조정 진행상황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필요할 경우 채권은행을 추가해 참석시킬 예정입니다.

당국과 채권은행은 동양그룹이 수 차례 자구책을 제시하고도 시장상황의 영향으로 타이밍을 놓쳤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덩치가 큰 매물을 내놓으면서 주도권은 인수자들에게 넘어갈 공산이 큽니다.

채권은행의 입장에서는 실행이 늦어질 경우 신규자금을 지원하거나 출자전환에 참여해야 하는데 높아지는 부실채권비율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강건너 불구경`만 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물량만 40조원. 원활한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최진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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