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은행장 탄생...차기 기업은행장에 권선주 내정

최진욱 기자

입력 2013-12-23 19:05   수정 2013-12-23 19:52

국내 은행권에서 첫 여성 은행장이 탄생했습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7일 임기가 만료되는 조준희 기업은행장 후임으로 권선주 리스크 관리담당 부행장이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내정자는 52년 기업은행 역사상 첫 여성 은행장이며 국내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을 포함해서도 첫 여성 은행장입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권 내정자를 신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제청했습니다. 권 내정자는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차기 행장으로 취임할 예정입니다. 금융위원회는 권 내정자가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보유했고 리스크관리를 통한 은행 건전성을 제고하고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 내정자는 경기여고와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기업은행 공채 17기로 입행해 PB사업단 부단장, 외환사업부 부장, 중부지역본부장, 부행장을 거쳐 작년 1월부터 리스크관리와 금융소비자보호 담당 부행장으로 일해왔습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첫 여성 1급 승진`, `첫 여성 지역본부장` 등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닐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아왔습니다.

권선주 행장 내정자는 임명 제청이후 가진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깨가 당연히 무겁고 저에게 중요한 미션을 주셨으니 잘 해나가야겠다"며 "직원들과 합심해서 할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향후 계획과 구상을 묻는 질문에는 "사실 지금 어느 한 쪽에 중심을 둔다기 보다는 은행에서 추구하는 여러 가치가 있는 데 그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균형감각을 가지고 균형을 이뤄야 될 때 라고 생각한다"며 "은행이 성장도 해야하고 수익도 내야하고 건전성도 챙겨야 되지만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하느 데 그런 것들이 어떤 데 방점 찍는다기 보다는 골고루 성장할 수 있는 균형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업은행 차기 행장후보로는 허경욱 전 차관과 조준희 현 행장, 권 내정자 등 3명이 최종 후보군으로 청와대에 추천됐습니다. 허 전 차관이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해졌지만 관료출신 인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조 행장의 연임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막판 권 내정자가 내부 인사라는 점과 국내 은행권에서 첫 여성 행장에 도전한다는 상징성이 더해지면서 낙점을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과 함께 정부 보유지분 매각, 경남은행 인수전 참여, 시중은행과의 경쟁 등 다양한 현안을 넘어야 하는 입장입니다. 권 내정자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은행장 역할을 그동안 보여준 온화한 성품과 뚝심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하던 기업은행 차기 행장이 결정됨에 따라 내년초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권 인사도 일정에 맞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책은행 가운데에는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2월에 끝나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아직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시중은행에서는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3월 주총에 맞춰 임기가 만료되고, 지방은행에서는 박영빈 경남은행장(2월), 허창기 제주은행장(3월)의 임기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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