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쥐꼬리 이자'에도 은행으로 은행으로

입력 2013-12-24 14:37  

저금리 기조에 소비자들의 여윳돈이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 등 초단기 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의 금리 매력이 떨어진 데다 돈을 오래 묶어놔도 수익률은 전혀 기대밖이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은행 수신은 1,179조원으로 올해 들어 43조2천억원 늘었다.

지난해 1년치 증가액 37조원보다 이미 많은 규모다.

수시입출예금이 19조6천억원 늘어난 반면 정기예·적금은 4조5천억원 줄었다.

이같은 현상은 금리라고도 사실상 할 수 없는 사상 최저 수준인 저금리에서 비롯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10월 기준으로 평균 2.59%까지 내려

정기예금에 몇 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간 돈을 묶어둘 유인이 사라진 지 오래다.

`고위험·고금리` 대안 투자처로 꼽히던 상호금융(신협, 농협 단위조합 등)이나

저축은행도 만족스럽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상호금융 정기예탁금 금리는 10월 평균 2.72%,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2.89%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격차가 0.1∼0.3%포인트로 좁혀졌다.

차이라는 말 자체가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과거 은행보다 1%P 안팎으로 높던 이들 제2금융권의 금리가

더는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지 못하게 된 셈이다.

이런 여파로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 10월 말 45조5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조7천억원(25.7%) 줄었다.

상호금융 수신 잔액은 비과세 혜택에 힘입어 같은 기간 249조7천억원으로 8조7천억원(3.6%) 늘었지만,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8.7%)의 절반 이하다.

일단 은행으로 몰려든 여윳돈도 저금리 세태를 반영, 인기 상품과 비인기 상품의 명암이 확연하다.

3∼6개월 단위로 적용 금리가 바뀌는 회전식 예금은 금리 상승기에는 인기가 많지만 요즘은 찬밥 신세다.

이에 비해 단기간에 비교적 높은 금리를 적용받으면서 입출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예금에는 고객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0만원 이하에 연 0.01%, 300만원 초과에 2.4% 금리를 주는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 `마이심플 통장`은

올해 2월 출시 이후 실적이 2조5천억원을 넘었다.

정기예금이면서도 실제로는 만기 전에 아무때나 높은 금리로 돈을 찾을 수 있는 상품도 인기를 끈다.

중도해지에도 연 2%대 금리가 적용되는 국민은행 `업(UP) 정기예금`은

지난해 11월 3조1천억원이던 잔액이 1년 만에 7조8천억원으로 2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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