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500억 달러 육박!···"돈 굴릴 데가 없다"

입력 2014-01-02 09:51  

경상수지 흑자 행진으로 외화예금이 늘어나자 시중은행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은 486억1천만달러로

지난해말(360억3천만달러)보다 125억8천만달러(34.9%) 급증했다.

2011년 말(299억3천만달러)에서 2012년 말까지 61억달러(20.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2배를 넘은 셈이다.

특히 지난해는 5월 이후로 6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올해초에는 거주자 외화예금이 5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외화예금 급증은 최근 경상수지가 흑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기업이 벌어들이는 외화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제신용도가 올라가고 기업들이 외화로 발행한 채권이 늘어난 것도 이유다.

여기에 정부가 각종 대외 변수에도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외화예금을 늘리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외화예금이 많은 은행에 건전성 부담금을 줄여주는 등 인센티브를 내놓은 것도 또다른 요인이 됐다.

하지만 외화예금이 쌓여가는 것을 보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운용처가 많지 않아 돈 굴릴 곳을 찾기 어렵고, 장기 거래처에도 높은 금리를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화예금의 90%가량을 차지하는 기업 예금은 대부분 보통예금 등 수시입출금식 상품에 몰려 있다.

그러다보니 중장기로 나가는 외화대출에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거액의 외화예금을 들고오는 기업 고객을 돌려보내는 은행들도 나오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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