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남자 아이돌!
"우리는 빛나는 샤이닙니다!"를 외치면서 90도로 인사하던 샤이니다.
DJ를 하던 신동과 같은 소속사에서 새로 데뷔한 아이돌이라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로 보기 전엔 `또 이쁜 남자들 나왔구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인사를 하는 순간 베이비로션처럼 깨끗하고 맑은 기운이 복도를 울렸다.
솔직히 난 남자피디이기에 아무래도 걸 그룹에 조금이라도 눈이 가고 그 이름도 쉽게 외우게 된다. 남자아이돌에게는 한 번에 오는 강력한 `케미`가 솔직히 없다.
하지만 샤이니가 고정출연하면서 `이 친구들 참 방송 잘한다`라거나 `얘기가 잘 통한다`와 같은 생각이 아니라 `정말 귀엽고 예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남자가 좋다는 고백을 하는 게 아니라 뭔가 새로운 느낌이었다. `내가 훌쩍 나이가 들었나?`, `노래가 그리 좋나?`라고도 생각을 해봤다.
샤이니는 심심타파에서 `사연이 산다`, `삶의 현장 극과 극` 그리고 특히 `도전! 빛나는 대리서비스`라는 코너에서 빛나는 승부욕을 펼쳐주었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멋진 남자의 포스를 풍기며 여성들의 마음을 흔드는 태민이는 정말 수줍은 소년이었고, 요즘 그렇게 말 잘하는 이야기꾼 키도 나름 조용했다는 사실. 온유군은 작가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모범생 리더로 이때부터 좋아하는 김연우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얘길 했었고, 민호군은 지금과 그때의 모습이 거의 비슷하지만, 그땐 축구를 그 어떤 여자보다 더 사랑했고 승부욕이 그 어떤 가수보다 더 강한 남자였다.
종현이는 그땐 참 말 잘하는 악동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자기생각이 확실한 사려 깊은 스타일로 변한 것 같다.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서 그 생각들 많이 펼쳐나가리라 생각한다. 종현이가 15분 동안 `자몽의 심심타파`를 6부까지 진행한 경력이 같은 시간 푸른밤 DJ가 되는데 소소한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한 2%정도.
이제는 귀엽다고 하기엔 다들 너무 멋진 스타가 되어버렸고, 돌아보자면 `그때 내가 남자 보는 눈도 괜찮았구나` 라고 홀로 칭찬해 본다. 그리고 지금 MBC 라디오의 밤 12시엔 슈퍼주니어와 샤이니라는 대단한 K-POP 스타가 각자 다른 채널에서 동시에 입담을 펼치고 있는데, 이런 건 소문 좀 내야한다.
하나 더 말하자면, 내가 무조건 걸 그룹만 좋아하진 않았다는 사실도 조용히 밝혀볼까 한다.
오늘의 선곡,
"누난 너무 예뻐 / 샤이니"
글 / 손한서(MBC 라디오 프로듀서), Twitter ID: SohnPD
정리 / 한국경제TV 김주경 기자 show@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