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찌라시' 김강우, "연기에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입력 2014-02-24 09:01   수정 2014-02-24 09:22

‘국민형부’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배우 김강우(36). 하지만 그게 그의 전부는 아니다. 직접 만나본 그는 조용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설명한다. 1978년생 말띠인 그는 올해 각오를 묻는 질문에 ‘히이잉~’하는 말의 울음 소리를 내며 “열심히 뛰어야죠”라고 답하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매력을 가진 김강우가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감독 김광식, 제작 영화사 수박)으로 돌아왔다.



김강우는 증권가 정보지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매니저 우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극중 한번 꽂힌 것은 끝장을 보고야 마는 열정적 성격으로 찌라시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해 찌라시의 세계에 직접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달리고 맞으며 온갖 고생을 다 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눈물겹고 절박하다.


◆ ‘찌라시’는 상업 영화이자 오락 영화다!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제목 ‘찌라시’. 그도 “자극적이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악의적인 소문에 피해를 입게 되는 우곤 역을 맡은 김강우는 ‘우곤의 절박함’에 집중했다. 극중 찌라시로 자신이 키우던 배우를 잃게 되는 그는 분노의 대상을 찾기 위해 찌라시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는 “미진의 복수이기도 하지만 우곤의 복수이기도 하다. 근거 없는 소문으로 모든 것을 잃었을 때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곤의 절박함을 ‘정의’가 아닌 ‘생존’이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정의로운 사람들이 있죠. 다들 정의가 있어요. 물론 정의롭게 살아야 하지만 나도 모르게 휘말려서 정의로워지기도 하잖아요. 우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우곤도 남의 약점을 파고들잖아요. 그는 직업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인물이에요. 하지만 너무 억울한 일을 당한 거죠. 그럼 어떡하겠어요? 싸워야지. 그러다보니 정의로운 인물이 됐어요. 처음부터 정의로운 인물은 아니에요. 그는 생존하기 위해 싸운 것 같아요.”

하지만 그는 이 영화가 사회 비판적이고 정의감 넘치는 영화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밝힌 그는 보는 사람에 따라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한 영화, 자극적인 영화, 사회 비판적인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접근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찌라시’는 오락영화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이 영화는 열심히 살던 인간이 누군가의 거짓말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면서 그 놈이 어떤 놈인지 알고 싶은 이야기예요. 그러면서 인생을 살면서 만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당황스럽지만 궁금증을 느끼게 되고, 큰 적을 맨몸으로 깨부수고 해결하게 돼요. 계속 뛰고 치이고 그 호흡에 탁 실려서 가면 재미있는 영화예요. 오락영화죠. 대단한 메시지의 영화는 아니에요. 사회 비판적인 영화도, 정의감 넘치는 영화도 아니에요.”




◆ 현장에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이유? “인간적인 배우들 덕분”

그는 ‘찌라시’ 촬영 당시 거의 모든 신에 등장하기 때문에 촬영장에 없는 날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기에 영화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였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특히 극중 악역으로 강한 존재감을 뽐낸 박성웅이 악역에 대한 부담감으로 출연을 고사했을 때, 직접 만나 그를 설득하기도 했다. 앞서 두 사람은 영화 ‘싸이코 메트리’에서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맺은 바 있다. 또한 김강우는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었기에 촬영장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촬영장이 재밌었어요. 형님들 모두 좋아하던 배우들이었고 만나고 싶은 배우들이었어요. 되게 인간적인 배우들이에요.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는 분들이고... 그런 분들하고 하니까 재밌고 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고 웅장한 작품이 나올 것 같았죠. 현장에 있는 것 자체가 즐거웠어요. 특히 박성웅 형은 장난을 많이 치는 편이에요. 세트장에서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성웅이형이 오면 오늘 힘들겠는데, 에너지를 많이 쏟겠는데`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악의 기운이 넘쳐나는 것 같아요. 하하하.”

다치고 맞는 액션신이 많았던 김강우는 현장에서 배우들과 직접 합을 짜기도 했다. 특히 주로 맞아야 했던 김강우는 피를 항상 달고 살았다. 심지어 나중에는 직접 분장하고, 피통을 들고 다니며 양을 조절하기도 했다고 밝히며 웃어보였다. 두 발로 뛰면서 자동차를 쫓는 신은 한 달 동안 촬영하느라 힘들기도 했다고. 전력질주를 하다보면 다리에 `알`이 생기기 일쑤. 하지만 교통 통제 때문에 주말에만 달리는 신을 촬영해, `알`이 풀릴 만하면 다시 촬영하느라 더욱 힘들었다. 극중 김강우의 고생(?)은 상상 이상이다. 손가락이 부러지고 두들겨 맞는다. 그럼에도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력으로 달리기를 해야 했죠. 하루 종일 달리면 알이 배겨요. 이틀 동안 찍고 시간이 지나면서 알이 풀리기 시작하죠. 그러다 토요일이 되면 다시 달리고 그렇게 한 달을 반복했어요. 이게 마라톤처럼 뛰는 게 아니라 쉬었다가 뛰고, 몸이 식었다가 다시 뛰다보니 햄스트링 부상이 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걸 못 뛰면 촬영을 못하니까. 물론 속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정도인줄은 몰랐죠. 하지만 절박함을 표현하려면 필요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서 감독님을 원망 아닌 원망(?) 하기도 했어요. 이상한 나라에 빠진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장면으로 영화에 속도감이 생겨요. 감독님이 똑똑하신 분이에요.(웃음)"


◆ “깊은 멜로 해보고 싶다, 연기가 재밌어졌다”

김강우는 찌라시에 대해 “위험한 소문이다. 진짜라고 하면 그게 진짜가 된다. 이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귀담아 듣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찌라시가 위험하다. 찌라시가 보통 ‘그랬다’로 끝난다. 그냥 리얼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그게 위험한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악의적인 소문에 노출되기 쉬운 직업을 가졌다. 그렇다면 그는 어떨까?

“기분이 안 좋죠. 소문이라는 건 세상 어디를 가도 있어요. 만들기는 너무 쉬워요. 이 영화를 통해서 감독도 배우도 대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 건 아니에요. 다만 상업영화, 오락영화라고 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이 없어지진 않죠. 받는 사람들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우곤의 말과 상황들을 통해서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김강우는 시나리오를 볼 때 기준을 정해놓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자신만의 기준이 생기게 되고 성향이 발현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배우가 자기 성향만 가지고 연기할 수는 없으니까 많이 섞고 싶다. 몇 년 동안은. 이미지로 본다면 뒤집고 싶은 바람이 있다. 영화 ‘결혼전야’도 마찬가지다. 섞어보는 거다”라고 말했다. 특히 깊은 멜로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깊은 멜로를 해보고 싶다. 하지만 요즘엔 작품이 없다. 타이밍을 잃으면 못하는 작품이 멜로다. 그런데 스릴러 사건 위주의 작품이 많다보니까. 나이 많으면 해야지 하고 아껴뒀는데...”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김강우는 영화 ‘찌라시’가 흥행했으면 좋겠다며 “흥행이 될 만한 요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 계속 만나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 연기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연기에 재미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여행 다니는 게 더 좋았어요. 그런데 요즘엔 연기가 재밌어요. 제가 해보지 않은 캐릭터들을 해보고 싶어요. 연기를 평생 할 거라면 많이 하면 좋은 거 아닌가 생각해요.(웃음).” 연기가 재밌어졌다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의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사진=퍼스트룩)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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