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담임교사의 체벌로 의식불명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전남 순천경찰서는 순천 금당고등학교 3학년 A(19) 군이 지난 18일 학교에서 체벌을 받은 뒤 오후 사설 체육관에서 몸풀기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군의 가족들은 이날 경찰 조사에서 "교사가 심하게 밀쳐 A군의 머리를 벽에 수차례 부딪혔다"는 학생들의 진술을 담은 영상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 영상에는 당시 A군이 폭행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급우 3∼4명이 담임이 머리를 수차례 벽에 부딪히게 하는 등의 상황을 상세하게 진술한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영상은 사고 이후 급우들이 스스로 작성해 가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설명에 따르면 이 영상에는 담임교사가 지각했다는 이유로 A군 스스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교실 벽에 머리를 부딪히도록 지시했다. 이어 A군이 머리를 살살 부딪히자 "그래가지고 되겠느냐"며 A군의 머리를 잡고 2차례 `쿵` 소리가 교실에 울릴 정도로 세게 부딪혔다는 것. 또 이 체벌이 있고 나서 A군은 오후에도 복도 20여m를 오리걸음으로 가는 벌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경찰에서 이 같은 급우 진술이 담긴 영상을 비롯해 담임교사와 교감이 병원에 찾아와 두차례 때린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을 담은 녹취록도 함께 제출했다. 담임은 가족들 앞에서 A군의 어깨를 잡고 때린 사실을 인정하고 `죄송하다`면서도 "이번 뇌사와 직접 관련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또 사건이 발생하기 하루 전에 A군이 조퇴한 사실이 없는데도 출석부에 3교시부터 조퇴한 것으로 기록된 사실과 관련해서도 경찰에 조사를 부탁했다. 이어 "현재 뇌사 진단을 받고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으며 장기 자체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체육교사가 꿈이어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경찰은 가족의 진술과 영상 자료 등을 근거로 담임교사의 폭행이 있었는지 등을 여러모로 조사하고 있다.
한편 A군은 지난 18일 학교가 끝난 뒤 평소 다니던 태권도장에 갔다가 쓰러져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A군은 사고 당일 순천 성가롤로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이튿날 새벽 전북대학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며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순천 금당고등학교 한 관계자는 "현재 내용을 파악 중이고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별다른 할 말이 없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사진= 학교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