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국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6개 구단 감독·코치가 박은선(27·여) 선수의 성 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것은 성희롱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24일 오후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한체육회장, 대한축구협회장, 한국여자축구연맹회장에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대한축구협회장에게 박 선수의 성 정체성 문제를 제기한 6개 구단 감독·코치 등 6명에 대한 징계조치를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1월 "논란의 여지 없이 여성인 박 선수에 대해 여성이 아니라며 성별 진단을 요구한 것은 인권침해이자 언어적 성희롱"이라며 접수된 진정에 따른 것이다.
성별진단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진 감독들은 "감독 모임에서 박 선수에 대한 성별진단을 요구하자는 얘기를 한 적이 없고 탁월한 선수를 왜 여자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는지에 대해서 연맹이 판정해 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피진정인들의 대화 의미는 의학적 방법으로 해당 선수가 남성이지 여성인지 명확하게 판단해달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독들이 해당 선수의 성별 진단을 요구한 것으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로 인해 선수 본인이 성적 모멸감을 느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반 평균인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도 `성별 진단` 발언에 대해 성적 굴욕감과 모멸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이어 "피진정인들이 성별진단을 요구해 논란을 야기한 것은 결과적으로 성희롱 행위를 한 것이며 해당 선수도 훈련 참가가 꺼려진다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전형적인 성희롱 사건의 피해 특성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청을 제외한 나머지 WK리그 6개 구단은 박 선수의 성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박 선수를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도록 하는 데 결의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사진=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