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대기업 구조조정 '힘겨루기'

김정필 부장

입력 2014-03-11 17:41  

<앵커>
채권단이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는 대기업에 대해 신속한 구조조정 등을 요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반면 대기업들은 주변 여건과 시간의 촉박함을 호소하고 있어 지루한 줄다리기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채권단이 현대, 동부, 한진그룹에 대한 계열 매각, 부실 해소 등이 미흡하다며 가시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등 압박이 한층 거세지고 있습니다.

다음 달 초 주채무계열 선정이 임박한 만큼 이들 대기업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당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입니다.

현대와 동부, 한진그룹은 각각 자구안을 내놓으며 매각 작업 등을 진행중이지만 속도가 더딘 데다 파생상품 손실, 각종 만기 등이 다가오며 부실이 도처에 내재돼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채권단은 특히 현대그룹의 경우 과거 범 현대가와 경영권분쟁 과정에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의 주식을 근간으로 발행했던 파생상품 손실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외국계 캐피탈사와 맺은 주식스왑 910만주의 만기가 4월로 임박한 데다 내년에는 농협증권과 맺은 620만주의 만기가 돌아옵니다.

채권단은 현대엘리베이터가 파생상품으로 지난해 850억의 손실을 봤고, 현대상선은 만기 파생상품 규모만 2천억원에 육박해 이를 해결치 않고서는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동부그룹은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매각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동부제철동부건설의 회사채 만기가 올해 각각 4천510억원, 1천950억원에 달하는 점이 우려사항입니다.

S-Oil지분과 항공기 매각 등으로 어느 정도 유동성을 확보한 한진그룹은 부동산 매각 등이 경기를 감안하면 제값을 받기까지 시일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이에 대해 해당 대기업 임원은 “자산매각, 부실 해소가 단기에 가능한 것이냐”며 “주관사 선정, 실사 등 단계가 있는 데 빨리 끝내라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대기업 임원은 “당국과 채권단이 구조조정에 대한 치적과 투입한 채권 회수만을 위해 기업을 다그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여건 탓이라기 보다는 오너 기업들이 당장의 손익만을 따져 미련을 놓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결국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당국 관계자는 “신뢰를 위해 조속히 해야 하는 데 더 비싸게 팔려고만 하고 매각 유예 등을 위해 버티는 것 아니겠냐”며 “자칫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당국과 채권단은 차질을 빚을 경우 STX와 동양그룹처럼 그룹 전체 위기로 번지고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구조조정의 고삐를 더욱 죈다는 방침이어서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양상입니다.

‘불황과 M&A 침체로 여건이 안된다’며 버티는 대기업과 부실기업에 예민할 대로 예민한 당국과 채권단의 힘겨루기 양상 속에, 헐값 매각·유동성 위기 확산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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