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결국 러시아行··국제사회 반발 부담스런 푸틴 거부하나?

입력 2014-03-17 11:20   수정 2014-03-17 13:58




`러시아 크림반도 합병`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 주민들이 16일(현지시간)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러시아로의 귀속을 압도적으로 지지함으로써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민투표에서 크림자치공화국 주민의 절대다수인 95.5%가 러시아 귀속에 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종 결과는 17일께 발표될 예정이지만 주민투표 단계에서는 사실상 러시아 귀속이 결정된 셈이다.

크림 자치공화국 선거관리위원회는 50% 정도 개표를 진행한 결과 95.5%의 주민이 러시아 귀속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자치공화국을 인정하는 1992년 크림 헌법 복원 및 우크라이나 잔류를 바라는 주민은 3.5%, 무효표를 던진 주민은 1%로 소수에 그쳤다.

주민투표에는 약 153만 명의 유권자 중 83%가 참여해 지난 2012년 총선 때의 2배 가까운 투표율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일제히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추가 제재를 경고하고 있다.

미국은 크림 자치공화국의 주민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러시아가 크림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크림 주민투표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미국과 국제사회는 (투표 결과를)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과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주민투표가 불법이라고 규탄했다.

EU는 17일 외무장관 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개입에 대한 2차 제재를 결정할 예정이다.

러시아로의 귀속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음에 따라 이제 러시아가 러시아 연방의 일원으로 크림을 받아들일지 결정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첫 단계인 러시아 하원 심의는 21일 예정돼 있다. 이후 상원의 승인, 대통령 서명 등의 절차가 진행될 예정으로 크림 자치공화국에서는 러시아 내 절차가 이달 내로 마무리되길 바라고 있다.

러시아 상·하원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혀온 대로 의회에서는 크림 귀속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EU가 강력한 추가제재를 경고하며 압박하는 가운데 최종 결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

푸틴 대통령은 주민투표가 합법적이라는 주장을 계속해왔지만 실제로 크림을 러시아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물론 러시아의 크림 사태 개입에 강하게 반발하는 미국 및 유럽에 `전면전`을 선포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크림 병합을 감행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도 지나치게 큰 정치·외교적 부담이란 분석이 많다.

러시아의 크림 병합이 도네츠크와 하리코프 등 친러시아 성향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의 분리주의 움직임을 부추겨 러시아와 마주한 이 지역을 대규모 혼란으로 몰아넣고 동남부와 중서부 간 내전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혼란은 정치·경제적 안정을 통한 제2의 부흥을 꿈꾸는 러시아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현재로선 푸틴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고려하고 우크라이나의 영토 통합성을 존중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병합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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