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고질병] ③쏠림 막아야 산다

김택균 부장

입력 2014-03-20 13:44   수정 2014-03-20 15:19

<앵커>
한국경제TV는 성장이 급속하게 둔화되고 있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두번째 순서로 정부와 산업계에 만연한 각종 쏠림 현상의 문제점과 해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보도에 김택균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인 5,596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뒀습니다.
이처럼 수출 규모가 꾸준히 늘면서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1990년 27% 수준이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최근 60%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한국 경제가 말그대로 수출 의존적 경제구조로 바뀐 겁니다.
이는 정부가 제조업 중심 수출주도형 경제 정책을 고수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장기간의 수출 편향 정책은 한국 경제에 짙은 그늘을 드리웠습니다.
심화되고 있는 수출 시장의 지역별 편중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우리나라의 대아시아 수출비중은 2000년 47%에서 지난해 58%로 증가한 반면 북미와 유럽은 23%와 16%에서 각각 12%로 감소했습니다.
특히 2000년 22%에 달했던 대미국 수출비중은 지난해 절반으로 줄어든 반면 10%선에 그쳤던 대중국 수출은 26%까지 급증할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최근 중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과도한 대중국 수출 비중은 한국 경제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수출의 지역별 편중, 특히 중국편중 현상은 중국의 대세계 수출, 중국경제의 성장률 수준과 구조, 산업의 고도화 정도에 따라 우리 수출이 외생적으로 크게 좌우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높은 대중 수출 의존도로 인한 수출지역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개척이 시급합니다."
수출 편향 경제구조는 국내 산업 생태계에도 적잖은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2000년대초 40%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세계 디스플레이산업은 최근 2.1% 성장하는데 그쳤고 조선, 철강, 반도체 등 수출 주력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 한계점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실정입니다.
제조업과 수출 우대 정책으로 인해 서비스산업이 크게 낙후된 것도 내수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도소매와 음식숙박업의 고용 비중은 서비스산업의 38%를 차지할 만큼 업종 쏠림이 심각합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치킨전문점 창업에 은퇴자와 유휴인력이 몰리고 있는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치킨전문점 창업자 4명 중 3명은 10년 내에 폐업하고 절반은 3년도 못 버티는 등 생존율이 크게 낮습니다.
전문가들은 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되고 독점화된 산업은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경쟁력을 상실한 업종은 구조조정과 업종 전환을 유도하는 등 쏠림을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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