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20일 6시간 넘게 지속된 통신장애 사태와 관련해 하루만에 보상책을 발표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통신장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하성민 사장이 직접 나와 "10배 보상을 해드리겠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약관 기준에 나오는 6배 보상을 뛰어 넘어 그에 따른 충분한 책임을 감내하겠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1인당 평균 배상금액이 4천원에서 5천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수의 고객들은 "우리의 피해가 그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을 고객인 대리기사 A씨는 "목요일 저녁 9시부터 12시까지는 사실상 가장 바쁜 시간대이다"며 "그 짧은 시간동안에만 7~8만 원까지도 벌 수 있는데 한 푼도 못 벌었다"고 성토했습니다.
KT를 사용한다는 택시기사 B씨는 "나는 SK텔레콤 고객이 아니지만 고객들 상당수가 SK텔레콤을 사용하는 고객들이었다"며 "현금도 없고 카드도 없는 고객들이 더러 있었는데 이들은 단말기로 결제가 불가능해 결국 계좌번호를 믿고 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생업에 종사하는 피해자들의 금전적 문제도 있었지만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20일이 면접 발표날이라던 취업준비생 C씨는 "면접 결과를 기다는 그 시간은 정말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시간"이라며 "자정이 넘도록 너무 초조해 아무것도 못한 채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시민단체와 참여연대 등은 성명을 내고 `소비자집단분쟁조정` 신청을 예고했습니다.
대리기사 협회 등이 포함된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하루 요금을 빼주고 4천원이 넘는 돈을 배상해주더라도 이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며 "2천 7백만 가입자 외에 KT나 LG유플러스에 가입한 고객들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전 국민이 받게 된 경제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다"며 "KT나 LG유플러스에서는 없던 문제가 유독 SK텔레콤에서만 반복 발생되고 있어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온 국민을 혼란으로 빠뜨린 이번 사태를 두고 `카오스(Chaos·대혼돈)`의 단적인 경험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한 보안전문가는 "24분만에 해결된 `가입자 확인모듈`의 간단한 장애 한 번에 모든 국민은 일상이 마비되는 경험을 했다"며 "IT강국이라고는 하지만 IT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나 큰 혼돈이 오는지를 잘 알게 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