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제조업 경쟁력 'R&D투자, 노동생산성' 등 5가지

입력 2014-03-25 10:51   수정 2014-03-25 10:51

독일 제조업의 경쟁력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안정적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한 높은 노동생산성, 기술인재 양성, 장기 성과를 추구하는 다수의 가족기업, 신시장 개척 능력 등 5가지 비결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5일 이런 내용의 독일 제조업 경쟁력 5대 비결을 소개했습니다.



소개 내용에 따르면 유럽 제조업 부가가치의 30%를 차지하는 독일은 글로벌 수출 점유율 3위를 기록하면서 탄탄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유럽발 금융 위기의 충격을 버텨냈습니다.

2012년 R&D투자액이 많은 글로벌 500대 기업을 보면, 독일 기업은 41개, 한국은 13개가 이름을 올렸고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독일이 6.5%로 한국(3.1%)의 2배를 웃돌았습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지난 1980년부터 매년 매출의 5%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5%룰`을 지켜 삼성전자(2위), 마이크로소프트(3위) 등 글로벌 IT기업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R&D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독일은 노동생산성은 세계 1위(국제경영개발원 2013 세계경쟁력보고서)이고 노사관계 생산성은 8위로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은 노동생산성 8위를 기록했지만 노사관계 생산성은 56위까지 내려가 있습니다.

한국의 시간당 생산성은 32.3달러에 불과해 독일의 57.4달러에 한참 뒤처집니다.

독일의 노동생산성이 높은 것은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며 독일 노사는 기업이 고용을 보장하고, 근로자는 근로시간과 임금인상을 양보하는 방식의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예를 들어 다임러벤츠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정리해고를 하지 않았고 대신 모든 근로자가 노동 시간을 8.75% 줄이고 각종 성과급과 임금인상 계획을 유보하는 데 동의해 노사가 함께 20억 유로의 노동 비용을 절감했습니다.

또한 `기술은 마르지 않는 금광`이라는 속담이 있는 독일에서는 중·고등학생의 60%가 학교와 현장이 결합된 직업교육(Dual System)으로 전문 기술을 습득합니다.

BMW는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자동차 개발·제작·정비 등 12개 부문에서 매년 800여명의 인턴을 훈련시키고 졸업 후 바로 채용하고 있으며 폴크스바겐과 다임러 등 50여만개의 대중소 기업들도 각각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200년 이상 가업을 지켜온 장수 가족기업 1천500여개도 독일 제조업을 떠받치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가족경영을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장수기업을 육성하는 방편으로 여겨 장기간 고용을 유지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상속세를 물리지 않도록 상속세법을 개정했습니다.

독일 가족기업은 정부 기대에 부응해 오너 일가가 책임 경영을 하면서 근로자·지역 사회와 돈독한 유대감을 구축했습니다.

이밖에 독일 기업은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꾸준한 기술 개발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룰세터`(rule-setter)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60년 역사의 전자기기업체 지멘스는 최초의 진공청소기·인공심장박동기 등 획기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한 데 이어 최근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유지민 전경련 국제협력팀장은 "미국 제조업이 살아나고 중국은 한국의 턱밑까지 추격하는 등 국내 제조업이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독일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경쟁력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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