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한컴의 MDS테크 인수, MS 어찌하나!

박정윤 부국장대우

입력 2014-04-04 10:29  

한글과컴퓨터(대표이사 이홍구)가 최근 스틱코리아신성장사모펀드(PEF) 등으로부터 MDS테크놀로지(대표 이상헌) 주식 261만4477주(29.97%)를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매각대금은 주당 2만8495원으로 총 744억9940만원이다. 한컴은 이번 계약을 통해 MDS테크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한컴은 "사업적 시너지 극대화와 임베디드 사업 분야가 앞으로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해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임베디드란 현금자동인출기 ATM기나, POS, 산업용컴퓨터에 들어가는 운영체계이다.
그런데 MDS테크의 사업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인수와 전혀 상관없는 글로벌기업 Microsoft(이하 MS)에 불똥이 튀고 있다. 왜냐하면 MDS테크가 MS의 국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1위 총판업체이기 때문이다.
MDS테크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MS 임베디드 OS의 45%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 분야에서만 263억원(OS 220억원/HW 4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MDS테크는 2013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837억원과 영업이익 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에선 MDS테크가 한컴에 인수되면 한컴이 MS의 영업정보를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고객 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정책 등도 유출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MS는‘원 마이크로소프트(one Microsoft)` 정책을 시행하면서 모든 부서가 함께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MS의 이같은 정책으로 각종 정보가 경쟁사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 사안이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MS가 범용 OS에서는 이미 지원을 종료한 윈도 XP버전의 임베디드 OS를 현재 ATM기, POS 등 대부분의 임베디드에서 80%이상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ATM기가 잇따라 해킹당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XP 버전 임베디드 OS의 성공적인 업그레이드를 바라는 MS 입장에선 국내 임베디드 OS 매출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총판 1위 업체의 경쟁업체로의 피인수가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업계에선 MS가 MDS테크에 2년의 임베디드 OS 총판계약을 연장해 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관련해 당사자 업체들은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컴은 “임베디드 총판과 관련해서는 미리 사전에 MS측에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DS테크는 이런 우려에 대해 “사전에 MS 본사로부터 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어느 정도 컨펌을 받은 상태다”라며 “ 계속 지원해 주겠다”는 답변까지 받았다고 말했다.또 계약 해지를 할 경우 계약서상에 90일내에 통보해 주기로 돼 있어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MS코리아는 임베디드 총판 계약은 우리쪽에서 이야기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업을 직접 관할하는 본사 직속 사업부에선 “이 상황이 본사에 보고 된 것은 맞다”라며 “현재로선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민감한 사안일수도 있고 아니라고 볼수도 있으며, 인수인지 합병인지, 이런것들도 두고 봐야 해서 지금으로선 말하기가 좀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재 MS는 MDS테크와 SGA, 어드밴텍케이알, 유니퀘스트 등 4개의 파트너사와 계약을 체결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MS의 국내 임베디드 OS 총판 갱신 시점은 6월1일이다. 총판권 유지도 1년에서 2년으로 바뀌었다. 4-5월 두달간 관련업체들은 촉각을 곤두 세울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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