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뷰티에 미친 남자, '뷰미남'이 접니다"

입력 2014-04-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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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주자`로 시작됐지만 이제는 `후발`이라는 말을 들은 지 오래됐다. 같은 진행자로 시즌 4까지 이어온 SBS funE `서인영의 스타뷰티쇼(이하 스타뷰티쇼)`.


최근 2~3년간 우후죽순처럼 수많은 뷰티 프로그램들이 생겨났지만, 하나 둘씩 `종영`을 맞이한 가운데 흔들리지 않고 마치 `원조 맛집`처럼 위엄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에 방송 포맷을 판매하고, 최근에는 태국 PPTV에 스타뷰티쇼 전 시즌을 판매해 사상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뷰티 프로그램이라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이 뒤에는 `뷰티에 미친 남자`인 `뷰미남` 김용규 PD가 있다.

스스로는 `뷰티를 말하는 남자`로 남고 싶다지만, 직접 만나 본 그는 `뷰티에 미친 남자`에 더 가까웠다. 또 스스로도 "미치지 않고서는 이만큼 올 수 없었다"고 평했다.

청소년 다큐멘터리부터 아이돌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섭렵하다 `스타뷰티쇼`의 책임자로 거듭난 김 PD에게 `스타뷰티쇼`의 특별함에 대해 듣기로 했다.

★뷰티에 미친 남자의 SNS와 일상

김 PD의 첫인상이 이른바 `그루밍족`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와 SNS 교류를 해 보면 그가 어떤 잘 나가는 그루밍족보다도 더 뷰티에 `미쳐` 있음을 알 수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에 이르기까지 뷰티와 관련된 채널이나 관계자는 모조리 `팔로우`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난 그는 피부 색깔과 입술 모양에 따라 잘 어울리는 립스틱 색깔을 조합해 놓은 이미지를 보여주며 "이런 입술 이미지로 본인의 입술에 맞는 컬러를 찾을 수 있죠"라고 설명하기 바빴다.

직접 립스틱을 바르지도 않는 `남자`인 김 PD가 이처럼 뷰티 트렌드에 민감한 이유는 당연히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서다. 하지만 그는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 뷰티라는 분야를 탐구하다가, 성공에 필수적인 열쇠인 `재미`를 스스로 느끼게 됐다. 탐구가 재미있으므로, 제품 하나를 골라도 진심으로 고르게 되고 이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남자가 무슨 뷰티에 대해 그리 잘 알겠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아요. 하지만 의외로 여자라 해도 뷰티에 대해 생각보다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많던데요.(웃음) 저는 남자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뷰티라는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유용한 정보를 알려줘야겠다는 PD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려고 해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제품도 제가 직접 다 써 보지 않으면 모르겠더군요. 직접 써 보고 정말 유니크해서 꼭 소개하고 싶은 제품을 찾습니다."

한 달 넘게 각질제거제와 두피 개선 제품을 테스트해 보고 있다는 그가 "과거보다 피부가 훨씬 좋아졌다는 말을 들어 만족스럽다. 좋은 제품이다"라며 얼굴을 쓰다듬었다.

★뷰티? `별그대` 못지 않은 황금알

그는 뷰티를 `말이 필요없는 공감대`라고 정의한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화장이나 헤어스타일이 잘 어울리고 예쁜지는 전 세계의 누가 봐도 안다는 것이다.

"전세계 SNS와 교류를 하면서 느낀 게 있는데, 컬러에 대한 미적 감각은 거의 다 비슷해요. 사람 보는 눈은 다 똑같다는 얘기죠. 다만 피부색과 이목구비에 따라 어울리는 컬러가 다를 뿐이죠." `뷰티`라는 분야는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통하게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김 PD를 매료시켰고, 자신의 프로그램이 국제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했다.

김 PD는 "큰 자부심을 안겨 준 최근의 `스타뷰티쇼` 해외 수출 또한 그런 뷰티 분야의 특색을 파고든 덕분에 가능하지 않았나 해요"라며 "여기에 한류 제2의 전성기를 업고 한국의 톱스타와 걸그룹 멤버들이 직접 출연하는 우리 프로그램이 더 유리해지지 않았을까요"라고 말했다.

`뷰미남`답게 그의 `스타뷰티쇼`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김 PD는 "솔직히 중국에서 엄청나게 히트한 `별그대` 못지 않은 게 잘 만든 뷰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간접광고 프로그램이라고 뷰티 프로그램들을 때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제대로 보고 얘기할 필요가 있어요. `별그대`에는 PPL이 없었나요? `별그대`에 나온 아이템들이 유행하면서 그렇게 칭찬을 받았잖아요. 뷰티쇼 또한 유용한 정보를 정하면서 그에 필요한 간접광고가 들어갈 뿐이에요. 그리고 세계에 한국의 우수한 뷰티 제품과 테크닉을 알려주는데, 이게 바로 국내 뷰티 업계를 활성화시키는 `창조경제` 아닌가요. 그냥 간접광고 프로그램이라고 색안경 끼고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미래의 스타뷰티쇼 키워드? 한류-힐링-옴므...참 많아요

한 곳에 머물러 있어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스타뷰티쇼` 또한 시즌4까지 프로그램을 이어 오면서 많은 변신을 감행했다. 아티스트끼리의 메이크업 매치에서 걸그룹 메이크업 빅매치로 대결 구도를 바꾸고, 남성 게스트를 등장시키는 등 시청자가 원하는 요소를 민감하게 포착했다. 그에게 어떻게 `스타뷰티쇼`에 추가할 키워드를 생각해내는지를 물었다.

"걸그룹 멤버들은 무대 뒤에서나 이동 중에 스스로 메이크업을 해야 할 때가 많아요. 때문에 숨은 메이크업 고수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어요. 또 신예 걸그룹으로선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되죠. 한류 열풍에도 딱 맞는 코너고요." 걸그룹 메이크업 매치에 대한 김 PD의 설명이다. 쉽게 해낼 수 있는 생각이 아닌데, 역시 기획력이 돋보인다.

남성 게스트가 등장해 남성 뷰티 시장의 성장세를 반영한 것도 눈길을 끈다. `스타뷰티쇼`의 첫 남성 게스트는 많은 여성팬을 확보하고 있는 배우 주상욱이었다. 김 PD는 "앞으로 `옴므` 시장은 더욱 더 커질 거예요. 이제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죠. 게스트 주상욱 씨에 대한 반응이 예상보다도 더 뜨거워서 정말 놀랐어요. 그리고 주상욱 씨 자체가 진정한 `그루밍족`에, 우리 프로그램에 딱 맞는 입담까지 갖췄더군요. 시작부터 느낌이 좋아요"라며 웃었다.

한류와 옴므 시장에 대한 겨냥뿐 아니라, 향후 `스타뷰티쇼`의 키워드로 김 PD는 `힐링`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한다. 힐링을 주는 뷰티 쇼를 만들겠다는 그의 생각은 `뷰티에 미친 남자`답게 이상적이었다.

"뷰티는 이제 보이는 겉모습이 예뻐야 한다는 것에서 벗어나, 아름답고 건강한 라이프 그 자체라는 개념이 되어 가고 있어요. `이너뷰티`의 중요성뿐 아니라, 아름다움을 위해 평소 먹는 습관과 생활까지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려 해요. 나무보다 숲을 봐야 한다는 거죠. 물론 새로 추가할 키워드는 더욱 더 많아질 거예요."

`남자, 뷰티를 말하다`라는 책을 내, 문외한이던 남자가 아름다움을 보는 법을 깨닫고 뷰티 업계에 대한 지식을 쌓아온 과정을 전하고 싶다는 김 PD는 여전히 아이디어 많고 욕심 많은 `뷰미남` 이었다. (사진=`스타뷰티쇼` 진행자 서인영과 김용규 PD(첫 사진), 김용규 PD(두 번째 사진), 세계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웬디 로웨와 함께한 김용규 PD(세 번째 사진))

한국경제TV 이예은 기자
yeeuney@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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