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소장펀드 '미지근'‥실수요자 놓쳤다

김종학 기자

입력 2014-04-14 16:48  

<앵커>
이달 17일이면 소득공제 장기펀드가 출시된 지 꼭 한 달이 됩니다.

5년 이상 투자하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에 세금도 적게 낼 수 있어 직장인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가입액이 빠르게 늘고 있지는 않은 실정입니다.

김종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절세 혜택를 내세운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한 달 성적이 공개됐습니다.

출시 이후 지난 금요일까지 자금 유입을 현황을 보면 첫날 16억원을 시작으로 약 한 달 만에 2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영업일 기준 매일 10억원 가량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지만 가입계좌는 예상의 절반 수준인 15만계좌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재형펀드에 비하면 선전하는 편이라고 해도 이같은 가입 추세라면 연간 100만 계좌 달성도 쉽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전화 인터뷰> 자산운용업계 관계자
"가입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적은 편이다"

소장펀드 가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건 가입대상을 처음부터 지나치게 좁게 잡은데 있습니다.

2030세대의 목돈 마련이라는 취지를 맞추기 위해 5천만원 이하 근로자로 대상자를 한정하다보니 실제 가입 여력이 있는 5천만원 이상 중산층을 놓쳤다는 지적입니다.

당초 5천만원이하 근로자 800만명이 가입될 것을 기대했지만 20~30대의 낮은 취업률을 감안하면 저축이나 투자 여력이 있는 사람은 240만명으로 줄어듭니다.

현재 1인당 가입액도 당초 예상한 20만원 수준이 아니라 10만원 초반으로 자금유입규모도 기대에 못미치는 실정입니다.

<인터뷰>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출시 이후 흐름을 보면 조금 둔화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2030세대의 좁은 층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모멘텀의 둔화가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운용사별로 자금 쏠림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전체 판매액 가운데 한국밸류운용이 내놓은 소장펀드가 67억원으로 32%를 차지했고, 신영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3개사가 139억원, 67%에 달했습니다.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오르내리면서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로 자금이 몰리는 건데, 나머지 30개 펀드는 자금이 전혀 들어오지 않아 자투리 펀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소득공제 장기펀드의 최대장점은 5년 이상 꾸준히 투자하면 매년 40만원 가량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30세대에 대한 지원 뿐 아니라 소득공제 장기펀드를 키우기 위해서라도 가입 요건을 완화하는 등 정책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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