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납품업체들을 상대로 우월적인 지위를 행사해 온 유통업계가 상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중소 납품업체들은 여전히 등골이 휘고 있습니다.
특히 TV홈쇼핑 업체들이 백화점보다 높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동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TV홈쇼핑 6개사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
1만 원짜리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경우 홈쇼핑업체가 3천400원을 가져간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백화점 7개사의 평균 28%보다 6%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입니다.
의류제품군의 경우 판매수수료율이 평균 40%에 이르고 일부 상품은 판매 가격의 절반을 수수료로 냈습니다.
연 매출이 높은 홈쇼핑 업체일수록 판매수수료율 역시 높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홈쇼핑 업체들은 대기업 납품업체보다 중소 업체에 더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납품 비리로 뭇매를 맞고 있는 롯데홈쇼핑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판매수수료율 격차가 7%에 달했습니다.
특히 중소 납품업체들이 ‘갑’인 홈쇼핑업체의 횡포를 그대로 감수해 온 것입니다.
납품업체들은 이처럼 높은 판매수수료는 물론 판촉비용 전가, 계약서 미교부 등 각종 불공정 행위에 입을 다물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홈쇼핑 업계.
그토록 외치고 있는 상생을 언제쯤 실천할지 의문입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
<앵커> 자세한 내용 산업경제팀 채주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온라인이나 TV홈쇼핑처럼 간편한 방법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홈쇼핑 업계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지 않습니까?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데는 수수료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에는 TV홈쇼핑 6개 채널이 있는데요.
CJ오쇼핑과 GS, 현대, 롯데, 농수산홈쇼핑, 그리고 홈앤쇼핑입니다.
이들 6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5천억원으로 2012년보다 13%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6천844억원으로 전년대비 19%나 늘면서, 소비침체로 유통업계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같은 성장세는 최근 소비패턴이 오프라인보다는 간편한 온라인이나 TV홈쇼핑, 모바일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영향도 큰데요.
하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도 수익이 남을 만큼 납품업체들에게 많은 수수료를 챙긴 덕도 큰 것으로 보입니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위해 백화점 입점에 열을 올리던 중소 납품업체들이 홈쇼핑을 통한 `대박` 효과로 눈을 돌리면서 황금시간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수수료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앵커> 유통업계의 강자가 백화점에서 홈쇼핑으로 바뀐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홈쇼핑 업계에서 납품 비리나 로비 사건이 잊을만 하면 한번씩 터져나오지 않습니까?
최근에 롯데홈쇼핑도 이같은 사건이 불거졌죠.
<기자> 홈쇼핑업계의 고질적인 불치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아무리 수차례 사건이 터지고 질타 받아도 또 납품비리가 불거지기 때문입니다.
2012년 4개 홈쇼핑업체의 납품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된 지 2년만에 롯데홈쇼핑 사태가 또 터졌습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전현직 임직원이 각각 수 억원대 현금과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업계에선 드러난 뒷돈의 규모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홈쇼핑 업계가 소위 지저분한 장사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배경으론 여러가지 문제가 지적됩니다.
방송상품 편성을 담당하는 MD가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데다, 현금 상납 등은 일종의 `관행`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정된 홈쇼핑 채널에서 황금시간대에 경쟁이 몰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그래서 지난 2011년 중소기업 전용인 홈앤쇼핑을 새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문제가 지속되는 것을 보면, 해결 방안이 없는 건지 답답한데요.
<기자> 네. 지난 2010년 공정위가 홈쇼핑의 판매수수료가 높은 원인이 제한된 채널공급에 있다고 보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중기전용 채널 신설을 요청했었죠.
그래서 홈앤쇼핑이 개국을 했고, 채널이 한 개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수수료는 치솟고 있는 겁니다.
최근엔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중소기업을 위한 홈쇼핑을 또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홈쇼핑 업계에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다"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홈쇼핑 채널이 너무 많아도 채널간 경쟁으로 상승한 비용이 수수료로 전가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요.
해마다 이익은 늘려가면서 비용 상승 부담을 납품업체에 떠넘길 수밖에 없다는 홈쇼핑 업체들의 경영 방식부터 뜯어 고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홈쇼핑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벌이는 불법 행위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거래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직권조사와 엄중한 제재 방침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앵커> 2년 전 납품비리가 불거진 홈쇼핑 업체들은 윤리 교육 강화다, 상품 선정 투명화다, 자구책을 내놨지만 잘못된 관행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중소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소비자에겐 더 좋은 상품을 만날 기회를 빼앗는 그릇된 관행이 속히 바로잡히길 기대합니다.
채주연 기자, 수고했습니다.
특히 TV홈쇼핑 업체들이 백화점보다 높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동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TV홈쇼핑 6개사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
1만 원짜리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할 경우 홈쇼핑업체가 3천400원을 가져간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백화점 7개사의 평균 28%보다 6%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입니다.
의류제품군의 경우 판매수수료율이 평균 40%에 이르고 일부 상품은 판매 가격의 절반을 수수료로 냈습니다.
연 매출이 높은 홈쇼핑 업체일수록 판매수수료율 역시 높은 경향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홈쇼핑 업체들은 대기업 납품업체보다 중소 업체에 더 높은 판매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납품 비리로 뭇매를 맞고 있는 롯데홈쇼핑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판매수수료율 격차가 7%에 달했습니다.
특히 중소 납품업체들이 ‘갑’인 홈쇼핑업체의 횡포를 그대로 감수해 온 것입니다.
납품업체들은 이처럼 높은 판매수수료는 물론 판촉비용 전가, 계약서 미교부 등 각종 불공정 행위에 입을 다물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홈쇼핑 업계.
그토록 외치고 있는 상생을 언제쯤 실천할지 의문입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
<앵커> 자세한 내용 산업경제팀 채주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온라인이나 TV홈쇼핑처럼 간편한 방법으로 물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홈쇼핑 업계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지 않습니까?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데는 수수료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에는 TV홈쇼핑 6개 채널이 있는데요.
CJ오쇼핑과 GS, 현대, 롯데, 농수산홈쇼핑, 그리고 홈앤쇼핑입니다.
이들 6개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5천억원으로 2012년보다 13%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 역시 6천844억원으로 전년대비 19%나 늘면서, 소비침체로 유통업계 성장이 주춤한 가운데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같은 성장세는 최근 소비패턴이 오프라인보다는 간편한 온라인이나 TV홈쇼핑, 모바일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영향도 큰데요.
하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도 수익이 남을 만큼 납품업체들에게 많은 수수료를 챙긴 덕도 큰 것으로 보입니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위해 백화점 입점에 열을 올리던 중소 납품업체들이 홈쇼핑을 통한 `대박` 효과로 눈을 돌리면서 황금시간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에 따라 수수료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앵커> 유통업계의 강자가 백화점에서 홈쇼핑으로 바뀐 것으로 보이는데요.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홈쇼핑 업계에서 납품 비리나 로비 사건이 잊을만 하면 한번씩 터져나오지 않습니까?
최근에 롯데홈쇼핑도 이같은 사건이 불거졌죠.
<기자> 홈쇼핑업계의 고질적인 불치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아무리 수차례 사건이 터지고 질타 받아도 또 납품비리가 불거지기 때문입니다.
2012년 4개 홈쇼핑업체의 납품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된 지 2년만에 롯데홈쇼핑 사태가 또 터졌습니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전현직 임직원이 각각 수 억원대 현금과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업계에선 드러난 뒷돈의 규모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홈쇼핑 업계가 소위 지저분한 장사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 배경으론 여러가지 문제가 지적됩니다.
방송상품 편성을 담당하는 MD가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데다, 현금 상납 등은 일종의 `관행`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정된 홈쇼핑 채널에서 황금시간대에 경쟁이 몰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그래서 지난 2011년 중소기업 전용인 홈앤쇼핑을 새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문제가 지속되는 것을 보면, 해결 방안이 없는 건지 답답한데요.
<기자> 네. 지난 2010년 공정위가 홈쇼핑의 판매수수료가 높은 원인이 제한된 채널공급에 있다고 보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중기전용 채널 신설을 요청했었죠.
그래서 홈앤쇼핑이 개국을 했고, 채널이 한 개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수수료는 치솟고 있는 겁니다.
최근엔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중소기업을 위한 홈쇼핑을 또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홈쇼핑 업계에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다"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홈쇼핑 채널이 너무 많아도 채널간 경쟁으로 상승한 비용이 수수료로 전가되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요.
해마다 이익은 늘려가면서 비용 상승 부담을 납품업체에 떠넘길 수밖에 없다는 홈쇼핑 업체들의 경영 방식부터 뜯어 고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홈쇼핑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벌이는 불법 행위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거래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직권조사와 엄중한 제재 방침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앵커> 2년 전 납품비리가 불거진 홈쇼핑 업체들은 윤리 교육 강화다, 상품 선정 투명화다, 자구책을 내놨지만 잘못된 관행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중소업체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소비자에겐 더 좋은 상품을 만날 기회를 빼앗는 그릇된 관행이 속히 바로잡히길 기대합니다.
채주연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