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침몰사고 8일째인 23일 오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올림픽기념관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시분향소`.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출근길 합동분향소를 찾은 직장인, 사업장 문을 잠시 닫고 달려온 자영업자 등 슬픔을 나누기 위한 많은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방명록에 이름을 남긴 뒤 `근조` 리본을 겉옷에 달고 한줄로 고인들의 영정이 모셔진 분향소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는 `후배님들의 명복을 빕니다`, `사랑하는 아들 딸 미안해`라는 글귀가 적힌 조화 60여개가 늘어서 있었으며, 체육관 한쪽 벽면에 마련된 대형제단 양쪽에 설치된 모니터 2대에서는 고인들의 사진과 이름이 반복해서 상영됐다.
조문객들은 한 손에 국화 한송이를 들고 조화와 모니터 앞을 지나 제단 앞에서 희생자들의 사진과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해가며 묵념했다.
일부 조문객은 `죄송합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말을 되내이며 눈물을 훔쳤다. 발길이 이어질수록 분향소를 채우는 흐느낌도 커져만 갔다.
단원고 교복을 입은 선후배들도 삼삼오오 고개를 떨군 채 분향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단원고 1학년 남학생은 "뭐라 할 말이 없다. 사고 이후 뉴스로만 소식을 접하다가 엄마와 함께 분향소에 나왔다"며 황급히 분향소를 떠났다.
친구들 손을 꼭 붙잡고 온 1학년 여학생 3명은 "그냥 선배들 보러 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은 조문에 앞서 `언니 오빠들 너무 보고 싶어요. 꼭 살아서 웃는 모습으로 봤으면 좋겠어요`라는 글을 메모지에 적어 분향소 출입문 앞에 붙였다.
출근이나 생업을 잠시 미뤄두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도 많았다.
한 유치원 교사는 "임시 분향소가 차려졌다는 뉴스를 보고 아이들을 먼저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왔다"고 했으며, 한 상점을 운영하는 40대 여성은 "남 일 같지 않아서 가게 문도 열지 않고 왔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나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오전 8시 30분 분향소를 찾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비통해서 할 말이 없다. 학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생겼다. 앞으로 피해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뒤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부부도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신애라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희생하신 분들을 위로하려고 빈소를 찾았다"며 "저희의 발길이 유족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