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신뢰‥'꾼'에 울고 웃는 금융권-④, 제대로 된 파수꾼은 없다]

홍헌표 기자

입력 2014-04-30 16:53  

<앵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에 이어 지난해 발생한 동양그룹 사태 그리고 올해 초 터진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까지 금융권 전반에 대형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매번 같은 일을 겪으면서도 금융당국은 제대로 된 파수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만 터지면 사후약방문식 대책만 쏟아낼 뿐 입니다.
한국경제TV가 준비한 `추락한 신뢰, 꾼에 울고 웃는 금융권 시리즈` 그 마지막으로 잇따른 금융권 사고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문제점을 홍헌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금융사고.
단지 금융회사들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금융당국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부실 저축은행 퇴출로 수 만명의 고객들이 피해를 봤고, 사기성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발행한 동양사태에서도 투자자들이 1조원이 넘는 손해를 입었습니다.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 때는 대통령부터 금융당국의 수장들까지 전 국민의 정보가 빠져나갔습니다.

이렇게 심각한 사고들이 해마다 터졌지만 금융당국은 사후약방문식 대책으로 일관했습니다.
저축은행이 무리하게 부동산 PF사업에 자금을 대는 것을 사전에 관리하지 못하고, 결국 사후에 해당 은행들에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도 이전에 은행과 보험사에서 잦은 보안사고가 일어났지만 당시에 제대로 된 대책을 세우지 않다가 화를 키웠습니다.
사고가 난 이후에는 급하게 대책마련을 하다보니 재탕, 삼탕 대책뿐이었고, 보험사 텔레마케팅을 중단하라는 등의 새로운 대책은 그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아 여러번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매년 대형 금융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의 형식적인 검사 관행과 턱없이 낮은 제재수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2~3년에 한번씩 금융사 종합검사를 나가고 있고, 불법영업이나 기타 사고들이 발생해도 임직원 견책이나 기관주의 조치가 대부분입니다.
정보유출 사고를 낸 해당 3개 카드사도 영업정지 3개월과 겨우 6백만원의 과징금만 부과받았습니다.
<인터뷰>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미국 금융위기 중에 메이도프 나스닥 위원장은 피라미드형 사기를 저질렀는데 미국이 127년을 구형했다. 미국의 법치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에 대해서는 중벌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

<인터뷰> 이재연 금융연구원 박사
"금융사 자산건전성 분류는 요주의, 고정, 회수 등 연체 기준에 대해 다 정해져 있을 정도로 세세하다. 거꾸로 보면 회피해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은 것이다. 여기에만 맞추면 되니 서로 간의 책임이 없다. 내부통제도 통제인원이 있고 주기적으로 리포트 작성하면 내용에는 큰 관심이 없다"

금융당국이 제대로 된 파수꾼 역할을 하지 못해 항상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금융소비자들입니다.
소비자들은 현 금융제도 아래에서는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해 집단으로 소송을 거는 경우가 많고, 이마저도 승소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금융당국은 소비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보호원과 같은 제3의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임일석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
"금융정책, 집행하는 기관과는 분리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독립적 기관 만들어 기관 간에 견제하고 회사도 감독해야한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설치관련 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지만 본회의를 이틀 앞둔 현재까지도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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