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앞두고 술렁이는 금융권

김정필 부장

입력 2014-05-08 15:37  

<앵커>
각종 금융사고에 대한 징계 안이 상정될 것으로 보였던 이달 첫 금감원 제재심의위에는 도쿄지점 부당대출 등 주요 안건이 제외됐습니다. 제재 수위와 규모, 대상을 놓고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제재 투명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여전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8일 오후에 시작된 이달 첫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도쿄지점 부당대출과 개인정보유출 등 굵직한 금융사고 관련 징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초 금감원이 해당 은행과 도쿄 지점에 대한 검사 등을 어느 정도 마무리 한 만큼 제재 수위가 결정돼 징계 안건이 상정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인터뷰> 금감원 관계자
“특별히 말씀 드릴 수 없다. 다만 이번 제제심의위에서는 그동안 이슈화 된 건은 없다. 도쿄지점 관련 내용도 없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비공개 사안이어서 자세한 정황을 말해 줄 수 는 없지만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은행에 대한 검사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탄식이 나오는 것은 되레 금융권 쪽입니다.

‘매도 먼저 맞는 편이 낫다’고 1년여 동안의 검사, 언제, 어느 정도의 제재를 받을 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그 여파가 영업 현장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은행 관계자
“저희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지난해부터 도쿄지점의 경우는 거의 1년 넘게 끌고 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단일 징계사상 최대인 전·현직 CEO, 기관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제재 수위와 대상, 규모 외에 금융권의 또 다른 고민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금융당국의 제재 투명성과 이를 가늠하는 잣대 등이 일정치 않다는 것입니다.

제재와 상정 여부에 대해 개인 신상 문제이고 무죄 추정의 원칙 등을 거론하며 세부 내용을 외부에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제재심의위원회와 관련한 당국의 입장입니다.

하지만 김종준 하나은행장에 대한 제재 관련 사안을 외부에 흘리고 징계 세부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당사자는 바로 금융당국이었습니다.

이미 종료된 사안을 다시 들춰 제재 수위를 높이고 중징계가 점쳐졌던 외국계 금융사는 경징계를 결정하는 등 중징계와 경징계간 기준과 형평성이 명확치 않다는 점도 금융권은 우려했습니다.

도쿄지점 부당대출, KT ENS 대출사기, 개인정보유출, 계좌조회 건 등에 대해서도 관치의 개연성이 있다며 해당 건에 대한 제재심의가 미뤄지는 뒷 배경을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뷰> 금융사 관계자
“도쿄지점은 최근 몇 년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문제가 돼 온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잘못이다. 누구의 잘못이다 라고 한정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관치 관련해서) 글쎄요 감독당국 하는 일이라 누가 예측하겠나”

잇따른 금융사고, 이에 따른 초유의 금융권 무더기 징계를 앞두고 당국은 물론 금융사들의 고민이 깊어가는 가운데 ‘징계의 달 5월’을 맞이한 금융권은 그 어느 때 보다 술렁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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