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N] 84조원 퇴직연금‥수익률 5분기째 0%대

김종학 기자

입력 2014-05-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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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근로자들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이 올해로 9년째를 맞았습니다.

적립금은 올해안에 무려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반해 수익률은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90% 이상이 가입해 있는 원금보장형 상품의 경우, 2010년 연 평균 5% 안팎이던 수익률이 이듬해 4% 중반, 지난해에는 연 3%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업권을 가리지 않고 평균 수익률이 하락해 분기 단위 수익률만 보면 5분기째 0%대를 맴돌고 있습니다.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정기예금과 금리형보험으로 시중금리와 연동돼,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수익률은 더 낮아집니다.

매달 일정액을 납입하는 확정기여형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한정돼 있어 덩달아 수익률이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인터뷰>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팀장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역마진을 각오하고 영업을 했습니다. 시중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했던 건데, 언제까지 유지가 될 수는 없거든요"

이같은 수익률 하락은 퇴직연금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도 한 몫 합니다.

우리나라 가계 금융자산 배분 현황을 보면 원금보장형이 72%, 실적배당이 16%인 반면 퇴직연금은 원금보장형이 93%에 육박합니다.

겉으로 잘 들어나지 않는 인플레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DB형의 경우 실질적으로 기업의 회계를 담당하는 행정직원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렇다보니 책임을 피하기 위해 안정적인 상품에 넣어둘 수 밖에 없고, 일반 가계가 실적배당형에 투자하는 비중보다 훨씬 낮은 비중으로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문제는 임금 상승률에 맞춰 충당금을 마련해야 하는 기업들입니다.

수익률 하락에 따른 충담금을 쌓아야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기업 경영은 물론 근로자들의 수급권도 위협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개인연금과 함께 3층 연금체계의 허리에 해당하는 퇴직연금의 수익률 하락으로 노후 안전판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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