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만 큰 신협‥내부통제 '눈 가리고 아웅'

홍헌표 기자

입력 2014-05-23 14:05  

<앵커>
신용협동조합은 자산규모가 해마다 늘어 60조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내부통제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신협중앙회나 금융감독원의 검사횟수와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고, 조합을 관리감독 해야하는 감사는 조합원 내에서 자체적으로 뽑아 사실상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었습니다.
보도에 홍헌표 기자입니다.

<기자>
일부 신용협동조합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수십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면서 신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신협은 지역단위와 직장, 교회 등 단체단위로도 조합을 만들 수 있는데 최근 3년새 자산이 20%가량 증가하며 60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상호금융기관 중에는 농협과 새마을금고에 이어 세 번째로 덩치가 크고,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보다도 자산이 무려 10조원이나 많은 공룡 금융기관입니다.
이렇게 신협은 해매다 덩치가 커지고 있지만 내부통제는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었습니다.
각 조합별로 내부 감사를 두고 있는데, 이사회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은 감사를 조합원들 사이에서만 뽑고 있습니다.
신협은 이렇게 내부에서 감사를 뽑는게 감독이 잘 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신협중앙회 관계자
"이사장도 조합원 중에서 투표를 하고 감사도 마찬가지다. 우리 조합원 조직인데 감사가 외부에서 와야한다는 것이냐, 내부감사가 견제와 같은 기능은 더 잘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내부 조합원들끼리 자체감사를 두기 때문에 오히려 통제가 더 소홀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상호금융업계 전문가
"내부감독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번에 터진 사건은 종교단체 중심으로 한 것으로 그 안에서 돈을 어떻게 쓰는지 제대로 관리 감독하는 사람이 없다. 잘 안다는 전제에서 관리감독도 등한시되고 근본적으로 조합수가 너무 많아서 관리가 힘들다"
신협중앙회의 검사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942개의 조합을 검사하는 인력은 40여명으로 농협이나 수협 등 다른 상호금융기관에 비해 조합수 대비 검사인력이 1/8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그나마 외부에서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의 신협담당 검사인력도 고작 4명에, 종합검사는 약 5년에 한번 꼴로 나가는 수준입니다.
이렇다보니 신협은 942개 조합 중에 200개가 적자를 냈고, 연체율도 다른 상호금융기관들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상황이 이렇지만 대안은 마땅치 않습니다.
<인터뷰> 금융업계 관계자
"재정을 투입해서 금감원 검사 인원을 늘리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중앙회 자체감사로는 안 된다. 내부에서 하는 감사는 감사가 아니다. 신협중앙회 인원도 얼마 안 되고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제대로 된 내부통제 시스템도 갖추지 못하고 덩치만 커지고 있는 신협.
이대로 방치하다간 제2, 제3의 세모신협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한국경제TV 홍헌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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