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이사회 합의 불발‥갈등 장기화 우려

입력 2014-05-23 16:53  

<앵커>
2천억원이 소요되는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갈등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이건호 행장과 이사회는 오늘 긴급이사회를 열고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론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했습니다.
이사회 결정에 문제를 제기했던 감사와 이사회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못한 가운데 파장이 커질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시은 기자입니다.

<기자>
긴급이사회를 앞둔 이건호 행장은 이사회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오늘 이사회에서 모두 결정날 것이다.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행장이 예단할 사항 아니다”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긴급이사회에는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 6명의 사외이사들이 참여해 3시간여동안 논의했지만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27일 재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오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음주 화요일에 감사위원회와 이사회 다시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정병기 상임감사와 이사회 간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갈등의 불씨를 남긴 셈입니다.

지난 4월 전산시스템을 IBM 독점운영 체제에서 여러 IT업체가 참여하는 유닉스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결했던 국민은행 이사회. 하지만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 이사회 결정 과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이건호 행장과 함께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이사회는 이를 두 번이나 거절했습니다.

이에 이 행장이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하면서 내부 갈등이 표출됐고 금융당국은 국민은행 뿐만아니라 KB금융지주까지 샅샅이 조사하겠다고 나서면서 불이 옮겨붙는 양상입니다.

이 행장은 집안싸움이 아니라며 지배구조나 내부통제와의 관련성을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행장이 이사회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유보하고 임영록 회장이 이번 일에 대해 “이 행장이 슬기롭게 풀어나가길 바란다”고 밝히면서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는 듯 했지만 긴급이사회 합의가 불발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습니다.

각종 사고에 `옥상옥`이라는 취약한 지배구조까지 노출된 상황에서 금융당국까지 개입했지만 긴급이사회에서도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하면서 장기화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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