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진단] 펀드 불완전판매 백태 '여전'

조연 기자

입력 2014-06-05 17:05   수정 2014-06-07 23:27

<앵커>
지난해 동양 사태 이후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는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이후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책이 잇따랐지만, 판매 현장에서 불완전판매 관행은 여전한 것으로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조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펀드 투자를 위해 한 증권사 지점을 찾았습니다.
투자성향표 속 스무여개의 문항에 답한 뒤 나온 결과는 안정형. 하지만 증권사는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의 수익률이 낮다며, 대신 수익추구형 상품군을 추천합니다.
투자 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누락합니다.
<인터뷰> A증권사 00지점 영업직원
"고객님 투자성향은 위험중립형인데요. 안정형에 해당하죠. (적합한 상품은?) 혼합형은 수익률이 낮다보니 선호도 면에서는 떨어진다. 실질적으로 채권형 수익률 정도로 투자하는 분이 많죠. 투자시 유의사항은 나중에 자료를 보시면 되고..."
다른 증권사 영업지점을 찾자 같은 투자자를 두고 이번에는 적극투자형이라고 진단합니다.
<인터뷰> B증권사 000지점 영업직원
"적극투자형으로 나왔습니다. 고객님은 모든 성향에 다 하실 수 있는데요. 고위험이나 중위험 정도 투자하실 수 있고..."
한국경제TV 특별취재팀이 10여개 증권사의 영업지점을 방문했지만, 이 중 규정대로 투자 설명을 진행한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투자자 보호`란 명분 아래 1시간 넘는 상담시간이 걸렸지만, 대부분을 각종 서류 서명에 소요할 뿐, 정작 중요한 투자설명에 할애한 시간은 10여분도 채걸리지 않았습니다.
지난 3월 개정된 표준투자권유준칙이 서명을 비롯한 투자자 확인절차만 강화돼 소비자 불편이 가중됐고, 불완전판매 근절의 본질인 투자 상품·투자위험성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증권사들도 투자자를 위한 절차라기 보다 사실상 증권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형식에 그친다고 토로합니다.
<인터뷰> C증권사 00지점장
"사실 판매자 입장에서는 고객 설명 많을 수록 직원도 안전하거든요. 오히려 소비자보호 못하는 부분 있을 수 있고, 실적보다는 형식에 얽매이고.."
동양 사태 이후 증권사들 역시 준법감시 강화를 선포하고 자체적인 평가와 금감원 보고를 정례화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금감원이 발표한 펀드 미스터리쇼핑 평가 결과에서 28개 금융사 중 절반 이상이 미흡이나 보통으로 분류돼 아직도 불완전판매 근절은 요원해보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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