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학교에 복귀할 예정인 안산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들의 호소문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는 단원고 2학년 학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단원고 학생들은 “원래 생활을 되찾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께 도움을 청하고자 합니다”라며 일상으로 복귀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글은 정혜신 박사의 주도로 쓰여진 것으로 그는 현재 안산에서 단원고 학생들과 숙식을 함께 하며 치유활동을 하고 있다.
22일 정혜신 박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주에 아이들은 ‘학교 들어갈 때 가장 두려운 것들’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눈 내용을 정리해 글을 썼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이 함께 둘러앉아 수십번 지웠다 썼다를 반복한, 아이들의 불안이 배어있는 글”이라며 “어른들이 꼼꼼히 읽어주어 살아온 아이들을 다시 사지로 몰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이 글은 한 주가 시작되는 23일에 학교 주변 상가나 버스 등에 배포할 예정이었는데 하루 앞서 온라인에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공개된 호소문의 말미에는 ‘우리가 학교에 돌아갈 때 두려운 것들’이라는 소제목으로 생존 학생들의 절절한 심경이 담겨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생존 학생들은 “교복, 2학년 이름표 등 내가 단원고 학생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주는 것들이 싫어요” “사람들이 단원고 2학년 학생이라고 아는 척하는 것이 너무 싫어요. 도망가고 싶어요" “기자들이 주변에 없었으면 좋겠어요. 단원고를 기자 출입금지 구역으로 만들면 좋겠어요” 등 6개 항목으로 자신들이 두려워하는 것들을 구성했다.
또 생존 학생들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18세 소년 소녀들, 평범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로 바라봐 달라”며 “세월호 사고를 잊지 말아달라”는 요청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단원고 생존 학생 부탁의 글, 지나친 관심은 독이라는데 나 역시 독을 주고 있던 건 아닌지 반성된다", "단원고 생존 학생 부탁의 글, 안쓰럽다 빨리 회복되어야 할텐데", "단원고 생존 학생 부탁의 글, 어른들의 잘못은 끝이 없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SNS/한경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