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로서 참 고마운 작품" 김강우가 말하는 '골든 크로스'

입력 2014-07-01 14:16  


‘국민 형부’ 김강우의 재발견이었다. 연예인을 꿈꾸던 여동생은 의도치 않게 스폰서를 만났고 잔인하게 살해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버지는 딸을 죽인 살인자로 누명을 쓰면서 죽음을 맞이한 것. 있어서도 안 되는, 있을 수 없는 세상을 그린 ‘골든 크로스’라는 작품은 13년차 배우 김강우에게 어떤 작품일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드라마, 배우로서 참 고마워요”


‘골든 크로스’에서 김강우가 연기한 강도윤은 사명감이 대단한 캐릭터다. 그도 그럴 것이 평범한 가정이 대한민국 0.001% 상위 계층에 의해 처절하게 무너졌고, 여동생과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김강우는 치열한 복수극을 그린 ‘골든 크로스’를 어떻게 출연하게 됐을까. 그는 “사건의 시작이 되는 것은 여동생이죠. 복수를 하게 되는 시초라고 할까요? 하지만 저는 동생도 없고 심지어 막내거든요. 남동생이야 사회에서 만들 수 있지만 여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도 몰랐어요. 많이 다정하면 닭살스럽고, 표현을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밍밍할 거 같더라고요. 둘만의 애틋한 오누이 느낌이 있어야 여동생이 살해되고 나서도 슬픔이 살아난다고 생각해 신경을 많이 썼던 거 같아요”

“체력적 소모, 무시하지 못 했죠. 정말 힘들었어요”

여동생과 아버지의 죽음. 비밀을 밝히고자 강도윤에서 테리영으로 신분을 바꾸기도 했고 결국 최종회에서 멋지게 복수에 성공하며 서민들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로 자리 잡았다. 그야말로 해피엔딩이었다. 이렇게 행복한 결말을 맺기까지 강도윤을 연기한 김강우는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인물을 상대해야했어요. 정말 다 잡았잖아요.(웃음) 경찰, 검사가 못 해주는 걸 제가 다 했던 거 같아요. 특히 연안부두, 폐교, 기자회견, 청문회 장면은 ‘대사 폭탄’이라고 불렀어요. 2-3일 밤새고 찍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결국은 그렇게 감정적으로 연기하는 것도 체력이 이어야 하고, 체력이 없으면 정보석 선배님에게 소리도 못 지르고 그래요. 후반에 정말 힘들었어요. 대사만 있으면 모를까 액션신이 꼭 있더라고요. 체력적으로 힘든 게 가장 안타까웠어요”


“10%대 시청률, 완전 성공이죠”


김강우의 열연 때문일까. 그동안 KBS 수목 드라마는 시청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청률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지만, 시청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강우는 동시간대 3위를 기록하고 있던 KBS 드라마에 망설이지 않고 출연했다. 바로 시놉시스 때문이었다. 시놉시스, 대본에 대한 만족도가 컸던 탓일까. 김강우는 ‘골든 크로스’를 동시간대 3위에서 2위로 자리 잡게 했고, 마지막 회 시청률은 첫 방송보다 2배 높은 수치를 기록하게 했다.

“시놉시스를 보고 1-2부 대본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 전개가 분명 다르게 나갈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그래서 ‘골든 크로스’에 출연을 망설이지 않았죠. 이제 와서 말 하지만 시청률이 잘 나올 드라마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그런데도 하고 싶더라고요. 드라마에서 만나기 힘든 주제고, 만나기 힘든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10% 초반 정도의 시청률이 나온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골든 크로스’는 갑자기 TV를 틀어서 쉽게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 정도의 시청률이 나온 것은 ‘완전 성공’이죠”

그동안 김강우는 ‘국민 형부’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다정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다. 데뷔 13년 차, 쉬지 않고 연기했고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제일 즐겁다고 말하는 김강우다. 하지만, 그에게도 ‘흥행’이라는 부담감은 떨칠 수 없던 것이 사실. 과거 SBS ‘힐링캠프’에 출연해 아이를 키우는 가장으로서, 장모님의 사위로서, 그리고 배우로서 흥행 욕심을 내비쳤던 것도 사실.

그는 “흥행도 중요하죠. 하지만 정말 필요한 건 흥행, 시청률보다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가볍지 않은 의미로 다가갔나’가 아닌가 싶어요. 15-20% 나오는 드라마를 하는 것보다 행복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그랬을 거예요”라며 “결말에 만족해요. 최선의 선택인 거 같아요. 도윤이는 힘을 얻었지만 다시 약한 자들의 편에 서서 변호사를 하고 있잖아요. 사건을 겪으면서 한층 더 성숙한 인간이 된 거 같은 느낌이죠”


“힘들었던 ‘골든 크로스’, 혼자 여행 좀 다녀오려고요”


극중 인물을 모두 상대하면서 체력적으로,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김강우다. 그는 이날 인터뷰 자리에서 “사실 종방연 날 술을 마셨는데 그 다음 날 둘째 돌잔치였어요. 몸을 좀 추슬러야 될 거 같아요. (웃음) 생각도 좀 정리해야 될 거 같아요. 아내가 옆에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 배우라는 직업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이해해줘요. 몸과 마음 좀 다듬고 건강하게 머슴 노릇 해야죠”

마지막으로 김강우는 그 흔한 러브라인도 많지 않고, 한 남자의 복수극을 다룬 ‘골든 크로스’를 사랑해 준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쉽지 않은 드라마 재미있게 봐 주시고, 지지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고, 힘이 많이 됐습니다. 다음엔 조금 더 말랑한 걸로 돌아올게요”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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