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예능이 방송가를 장악했다.
지난 해 1월 ‘일밤-아빠 어디가’를 필두로 우후죽순 생겨나며 새로운 예능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관찰 예능이 앞으로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범위의 제한이 없어 기존 예능에서의 정형화된 재미보다 더욱 폭 넓은 웃음과 공감대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찰 예능은 여전히 시청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올해에는 육아는 물론 가족, 여행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관찰 예능들이 소개되며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 2014년 상반기 어떤 관찰 예능들이 시청자들을 만났는지, 관찰 예능 이면의 단점은 없는지 진단해보려 한다.
◆ 관찰예능의 선두주자, 육아예능의 장기 침투화
육아예능의 반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아빠 어디가’에 대항마로 동시간대 출격한 KBS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프로그램 유사성의 초반 우려를 딛고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 모았다. 시즌2기 출범과 함께 잠시 주춤했던 ‘아빠 어디가’ 또한 현재 5주 연속 시청률 정상을 차지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육아예능으로서의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이는 인공적으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아이들 개개인의 다양한 성향과 개성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육아는 관찰 예능과 가장 잘 부합하는 소재다. 아이들의 정제되지 않은 순수한 매력과 아빠와 아이들 관계발전으로 인한 진정성, 그로 인한 감동은 어느 예능에서도 쉬이 흉내낼 수 없는 값진 메리트가 된다.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 양강 체제로 굳어진 육아예능이 하반기에는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재미있고 따뜻하다… 가족예능의 등장
관찰예능이 확장되고 진화되면서 가족예능 바람도 불었다. 시즌1을 종료하고 9월게 시즌2를 위해 잠정 숨고르기에 돌입한 ‘사남일녀’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청정 예능으로 호평을 받았다. 맏형 김구라를 제외, 서장훈, 김민종, 김재원, 이하늬 등 비 전문예능인이 활개를 치면서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 것은 물론 시골의 아버지·어머니를 직접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진한 감동까지 선사한 것.
여기에 ‘룸메이트’, ‘셰어하우스’ 등 이른바 한 집 살이를 표방하는 예능들이 동시기에 비슷하게 등장하며 가족예능의 열기에 불을 지폈다.성향, 라이프스타일, 성별, 나이는 다르나 한 집에 모여산 이들은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 하나로 뭉쳤다. ‘셰어하우스’의 김재웅은 어렵사리 커밍아웃을 고백해 화제를 모았으며 ‘룸메이트’에서는 2NE1의 박봄, 애프터스쿨의 나나 등이 연예인으로서의 삶을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함께 출연하는 이들의 진한 공감대를 이끌고 시청자들의 감동을 자아내는 등 모습을 보였다.
◆ TV도 방랑한다…여행예능의 무서운 뒷심
지난 해 7월 첫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 시즌1은 여행이라는 굵직한 키워드를 내세워 관찰예능 대열에 합류했다. 여행의 설렘과 해외 명소의 볼거리, 타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해프닝 등은 그 자체만으로도 드라마틱한 재미를 선사했다. 여행은 관찰예능의 대표 주자였던 ‘정글의 법칙’, ‘아빠 어디가’ 등을 통해 활용된 바 있는 소재로,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 등을 통해서 좀 더 직접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여행과 음식을 결합한 ‘7인의 식객’과 여행과 생존을 결합한 ‘도시의 법칙’, 여행과 SNS를 결합한 파일럿 프로그램 ‘SNS원정대 일단 띄워’ 등이 우후죽순 시청자들에게 소개되면서 여행예능의 반짝 부흥기를 알리기도 했다.
◆ 관찰예능의 명과 암, 그리고 토크쇼의 전망
관찰예능은 날 것 그대로의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에 포맷이 쉽게 진부해지지 않는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허용범위에 재제가 없기 때문에 논란에 사로잡히기도 쉽다.
과거 언행으로 출연 자질 논란을 일으킨 ‘아빠 어디가’의 김진표와 6.4지방선거 당시 특정 후보를 지지해 물의를 빚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김정태는 하차 수순으로 구설수를 잠식시켰고 ‘오마이베이비’의 이은 또한 리조트 사건을 일으켜 문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밖에도 ‘룸메이트’의 몇 멤버들이 언행에 대한 질타를 받아 몸살을 앓았다. ‘진짜 사나이’는 해군 천안함 제2함대 사령부에서의 이외수 강연을 통편집한 것, 최근 GOP총기난사 사건과 GOP편 방송이 맞물렸던 것 등 외적인 것으로부터 논란을 앓았다.
반면, 하반기에는 토크쇼의 약진이 기대되고 있다. 파일럿 이후 정규프로그램으로 들어선 강호동의 ‘별바라기’가 잔잔하게 제몫을 해내고 있으며 유재석의 ‘나는 남자다’가 8월에 정규 방송된다. ‘매직아이’는 오는 8일 방송된다. 방송3사의 세 프로그램 모두 파일럿을 통해 한 차례 검증 받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대결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밖에도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마녀사냥’, ‘썰전’, ‘음담패설’ 등 기존에 꾸준히 시청층을 확보하고 마니아층을 구축해 온 집단 토크쇼들이 변함없는 활약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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