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광수 예능과 연기 사이, 이 남자의 진정성

입력 2014-07-02 17:54  


예능인 이광수(30)는 잠시 잊어도 좋겠다. 이광수는 영화 ‘좋은 친구들’ 민수 역을 맡아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극한의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장난기 넘치던 얼굴에서는 낯선 광기가 스치며 진지하고 처절한 모습에서는 연민까지 느껴진다. 그야말로 완전히 또 다른 이광수가 탄생한 것이다.

그 때문일까. 인터뷰를 위해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광수는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쉼 없이 토로했다. 약 2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까닭에 연기를 임하는 자세에도 잔뜩 기합이 들어가 있었다. 이광수는 진중하고 묵직했으며 시종일관 진심을 다했다.

◆ 이광수, 방목된 촬영 현장서 마음껏 뛰놀다

이광수가 맡은 민수는 초반에 쾌활한 모습으로 장면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인물임과 동시에 세 친구 중 가장 극한의 상황에 몰리게 되는 인물. 이에 이광수는 “민수가 바보처럼 보이지 않게 연기하려고 했다. 평범하게 연기했다”고 포인트를 일렀다. 그가 이렇듯 부담 없이 연기할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현장서 자유 방목한 이동윤 감독과 배우들의 합 때문이었다고.

이광수는 “시나리오를 읽으려고 노력했고 감독님에게 소스를 많이 얻었다. 감독님이 손수 쓰신 편지도 받았다. 편지에는 ‘막상 만나면 이야기를 못할 것 같다’며 민수가 어떤 인물이면 좋겠는지 써 있더라. 그런 것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라이브함과 리얼리티를 추구한 이동윤 감독 덕에 이광수 또한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상황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미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실제 술 연기나 구토 연기, 또 주지훈과의 싸움 연기 또한 세심한 리얼리티 추구에서부터 비롯됐다고. 이광수는 “애초에 술을 마시고 촬영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현장에서 감독님의 버릇을 활용하게 됐다. (주)지훈 형에게 맞았을 때도 일단 라이브하게 찍고 나서 카메라에 담긴 그대로를 사용했다. 날 것으로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우리 의견이었고 세부적인 디테일은 대부분 현장에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촬영장이 마냥 즐거웠다는 이광수에게 인물이 가진 여러 가지 감정소모로 힘든 점이 없었냐고 묻자 그는 “힘들고 고민이 많은 현장이었다”고 운을 뗐다. “딥한 감정이 많아서 연기할 때 힘들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신 순서대로 촬영을 하게 돼 그것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현장 분위기나 스태프들의 도움이 컸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 이광수 “예능인 타이틀? 굳이 부인하고 싶지 않아”

이광수의 ‘좋은 친구들’ 합류는 두 가지의 상반된 반응을 낳았다. 본업인 배우로서의 이광수를 오랜 만에 만난다는 것에 대한 기대와, 예능으로 굳어져버린 이미지가 영화에 누가 될 것이라는 우려 두 가지였다. 이광수는 “그런 말을 많이 듣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런데 성격상 그런 반응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런닝맨’은 내 일부이고 내가 그것에 대해 깊게 생각한다고 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다. 결정적으로 나는 지금 행복하고 만족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대중들의 그런 우려들은 내가 많은 작품들에 출연을 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관대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능이나 영화 선을 긋고 싶지 않다. ‘예능인 이광수’라 불리는 사람에게 ‘저 배우예요’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번 ‘좋은 친구들’을 통해 기존에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강박관념 또한 없다고 덧붙였다.

이광수에게 연기를 처음 하던 시절을 물었다. 이광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예의에 대해 배웠다. 자연스럽게 겸손해지고 조심스럽게 변하더라. 그렇지만 친구들과 있을 땐 또 다르다. 시선이나 주목 받는 걸 좋아했다. 모델 활동을 하다가 20살 때 처음 극단에서 활동을 했다. 당시에는 연기자에 대한 욕심보다는 주목 받을 수 있는 일에 대한 욕심이 더 컸다. 내 이런 성격을 살려야 일하면서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더라”고 회상했다.

내성적인 듯 보이는 이광수에게 실제 진짜 성격에 대해 묻자 이광수는 멋쩍게 웃으며 “나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런닝맨’에서의 모습이 어떤 자리에서는 나오기도 한다. 나도 사실 고민했다. 이게 진짜 나라면, 이건 진짜 내가 아닌가 싶었다.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해결이 됐다. 보통 사람들도 각기 다른 장소에 따라 달라지지 않나. 나는 격차가 큰 편이긴 한데 그게 자연스럽다. 그것도 내 진심이다. 지금이 좋다”고 말했다.


◆ 이광수 “‘런닝맨’ 가족들, 힘들 때 찾는 엄마같아”

그를 일약 스타덤으로 올려준 것에 있어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런닝맨’이 자신의 일부라던 이광수의 말처럼, 이광수와 ‘런닝맨’은 더 이상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이광수는 “그냥 다 내겐 가족이다. 가족보다 구체적이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라며 웃었다. 이어 “형들과 통화하고 지내는 것이 어느새 당연해졌다. (김)종국이 형 헬스장 앞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전화하게 되고 고민이 있으면 상담한다. 큰 일이 생기면 엄마를 찾는 것처럼 당연해졌다”고 전했다.

이광수는 “초반에는 그냥 혼자 재미있는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고 호흡을 맞추다보니 지금은 더 많이 편해져서 막하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카메라에 담기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캐릭터처럼 굳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출연 게스트들이나 윗사람들에게 배려있게 대하는 것에 대해 묻자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매너손을 올려주신 걸 봤다. (송)지효 누나야 가족 같고 나도 여동생이 있어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된다. 무엇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민감해서 편안하게 해주려는 스타일인데 그게 포착됐던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런닝맨’을 통해 아시아프린스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이광수에게 해외진출에 대한 의사를 묻자 손사래를 쳤다. 이광수는 “계획은 없다. 다만 팬미팅이나 행사, 광고 등으로 해외 팬들을 만나왔다. 해외 팬들의 반응이 나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광수에게 예능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이 없냐고 물었다. 이광수는 “사실 살면서 내 이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어떤 것이 내 이미지가 되기까지는 아직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소신 발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배우로서의 향방을 물었다. 이광수는 아주 그다운 답변을 내놓았다 “튀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다. 그 안에 사는 사람처럼 평범하게 스며들고 싶고 내게 있어 그것은 가장 큰 칭찬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연기하고 싶다”

[사진=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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