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경기대응 '화 불렀다'

김택균 부장

입력 2014-07-17 11:58   수정 2014-07-17 12:23

<앵커>
최경환 부총리가 추경 필요성까지 언급할 정도로 현 경제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지만 불과 한 달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성장률 4% 달성을 자신하는 등 안이한 모습이었습니다.
특히 세월호 사태 직후 실시한 재정 정책도 경기 침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택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는 세월호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자 5월초 7조8000억원의 재정을 상반기에 조기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한달 뒤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현오석 전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운영을 잘하면 정부가 애초 생각한 경제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4% 성장 잠재율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가 취임하면서 현오석 경제팀의 이같은 경제 전망은 엉터리로 드러났습니다.
최 부총리는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밖에서 본 것보다도 구조적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하향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 세월호 사고 이후 여러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부분 등을 감안해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지난주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0.2%포인트 내리는 등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성장률이 3% 중후반대에 그칠 걸로 점치고 있습니다.
정부의 이같은 빗나간 경제 전망은 세월호 사태에 대한 잘못된 경기 처방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정부는 상반기에 7조8000억원의 재정을 조기에 투입하면 2분기 성장률을 전기대비 0.2%p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결국 역부족이었던 걸로 판명났습니다.
특히 재정 정책이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생기는 시차를 고려하지 않은 건 큰 실수로 지적됩니다.
<전화인터뷰>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정부에서도 0.1~0.2%포인트 만회된다고 하는데 길게보면 되는데 2013년 추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13년에 반 0.3%포인트 정도, 2014년에 반. 정책시차가 있는거죠, 만회되는데."
따라서 재정집행 규모를 더 늘려 과감하게 대응했다면 성장률 하향은 물론이고 추경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은 오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된 정부.
과연 최경환 경제팀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김택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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