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이트’가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룸메이트’는 조용할 날이 없다. 한 주가 멀다하고 출연자들에 대한 구설수로 얼룩진다. 제작진 측은 분위기 쇄신과 프로그램 정체성 확보를 위해 출연자들의 심경고백으로 진정성을 회복하려 하지만 그 마저도 여의치 않는 분위기다.
최근 마약 밀수입 혐의로 인해 대중들에게 큰 질타를 받고 있는 박봄은 3주째 별다른 조치 없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돼 논란이 되고 있으며, 지난 20일 방송분을 통해 갈등의 실마리를 풀었으나 방영당시 예능 중 졸음운전이라는 유례없는 사태를 초래한 박민우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태기 때문.
이 가운데 최근 태연과의 열애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백현이 ‘룸메이트’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편에는 ‘룸메이트’ 멤버들이 준비한 혹독한 신고식과 더불어 이상형 질문에 당황하는 백현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과 팬들은 분노를 성토하고 있다. 이는 열애설로 논란 아닌 논란을 일으킨 백현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비난의 화살을 감지하면서도 백현을 전면에 내세운 ‘룸메이트’ 제작진을 향한 분노였다.
‘룸메이트’의 출연자 배려 부족은 늘 지적돼 왔던 문제 중 하나였다. 별다른 편집 조치 없이 전파를 타 곤란을 겪은 박봄이나 박민우는 물론이고, 초반에는 나나가 태도 논란 때문에 많은 이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1차적인 잘못은 출연자 개인에 물어야 하겠지만, 총괄적인 책임은 이들을 담아내고 관리하는 제작진의 몫이다.
더욱이 11명 다수의 인원들의 ‘리얼한’ 일상을 포착하는 것이 ‘룸메이트’의 정체성이니만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 갈등 또한 무수할 터. 시청자들이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정도를 잘 지켜내고 출연자들을 잘 포장해내야 하는 제작진 측이 오히려 앞장 서 논란을 부추기는 탓에 ‘룸메이트’는 잡음만이 무성한 속빈 강정의 프로그램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매회 출연자들이 털어놓는 심경고백에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백현이 예고편 전파를 타면서 ‘룸메이트’는 논란과 관심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만 급급한 연출방법은 이미 도태된 지 오래다. 시청자들의 오랜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는 리얼·관찰 예능프로그램들이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룸메이트’의 자체 점검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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