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슈터가 아들에게 쓰는 편지] 나의 소중한 아이들아...

입력 2014-07-23 15:44   수정 2014-07-31 08:55

78세가 되던 해...<일연>은 국사가 되자마자 고향으로 내려갔다.


17세의 나이에 일연을 낳고 홀로 되어 아들을 출가시키고 오랜 세월을 외롭게 보내신 95세의 어머니가 그 때까지 고향에서 생존해계셨기 때문이었어.


오랜 세월 속에서 늘 마음 속으로만 어머니를 그리던 일연은...국사라고 하는 정신적 제왕의 지위를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택하게 된 것이다.


국사 일연의 삼국유사는 바로 이런 배경으로 탄생하게 되었지...


그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어머니와 산 날은 고작 1년 남짓...또한 그가 어머니 사후에 추가로 생존했던 시간도 5년이 채 되지 않았다면...삼국유사는 한반도 최고의 지성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만들어진 명작이라고 볼 수 있지...


하지만 우리는 그저 삼국사기 김부식...삼국유사 일연...이렇게만 외울 뿐이다.


과거에는 학문을 깊게 공부했었지만...지금은 수박 겉핥기로 해도 다 못볼 정도로 세상은 정보로 넘쳐나고 있다. 이제는 초단위로 나오는 모든 정보를 속속들이 내면까지 볼 시간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수박 겉만 계속 핥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가 너희들의 소중한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마...


모든 학문에 걸쳐 깊은 지식을 쌓을 시간이 없을테니 상식선에서 알아야 할 것들을 차례로 거론해보마.



물론, 아버지는 이제 겨우 49살이라서 세상에 뭔가를 남길만한 나이는 아니라는 생각이지만...열정을 쏟아 부으며 주식쟁이로 산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적어도 이 방면에서는 너희들에게 해줄 말이 있을 것 같다.


오늘부터...평상시에 너희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을 기록하려한다. 물론 지금까지 교과서에서는 볼 수 없었던...좀 더 내면에 충실한 세상사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보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도 아버지는 시간에 쫒기며 산다. 그래서 얼마나 쓸지...또 어떤 이야기를 쓸지를 계획할 수도 없다.


너희 둘 다 이미 졸업을 했고...나름 바쁠테니 그저 일주일에 한 두 번...마음속에 있던 말을 두서없이 쓸 생각이다.


잘 기록해 두었다가...삶의 이정표가 필요할 때 찾아보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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