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여자 김미영의 매력에 이건의 마음이 활짝 열렸다.
24일 방송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에서는 이건(장혁 분)이 6년 연인 강세라(왕지원 분) 앞에서 김미영(장나라 분)와의 결혼 사실을 밝히는 모습이 그려져 긴장감을 돋웠다. 외려 김미영은 이건과 강세라를 위해 자꾸만 자리를 피해주려 하거나 고개를 들지 못하며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김미영은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참 답답하게 착한 여자다.
총 20부작으로 기획된 ‘운명처럼 널 사랑해’ 는 현재 8회가 방영되며 중반부에 접어들고 있는 중이다. 하룻밤 실수로 부부가 되어버린 주인공들의 로맨스라는 다소 지루한 설정이었지만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스런 열연과 최고의 화제를 낳은 ‘떡방아 씬’ 과 같은 발칙한 연출이 이 평범한 드라마를 비범하게 만들어 내고 있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오랜 연인 강세라와 너무 평범해서 눈길이 가는 여자 김미영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이건을 연기하는 장혁의 감정선이었다. 섣불리 강세라에게 진실을 밝히지 못하는 죄책감과 어느덧 김미영에게 마음이 기울어 강세라의 볼 키스마저 불편해져버린 감정을 담백하게 연기했으며 강세라에게 결혼 사실을 밝히고 그녀와의 추억을 정리하며 허탈한 웃음과 동시에 눈물을 보이는 부분 또한 8회의 명장면으로 꼽힐 만하다.
강세라밖에 모르던 독설가 이건이 김미영에게 어느새 마음을 활짝 열게 된 이유는 뭘까. 이날 강세라는 이건의 결혼 사실에 “제발 거짓이라고 해줘. 내가 원하는 거 다 해주는 사람이었잖아” 라고 말한다. 뉴욕발레단 수석 발레리나 러브콜에 연인 이건의 프러포즈 계획을 알면서도 외면했던 강세라의 캐릭터가 잘 엿보이는 대사였다.
그동안 이건은 강세라에 무조건적인 헌신을 해야만 했을 뿐 사랑받는 법을 알지 못했다. 이런 이건에게 아주 평범하고 착해빠진 여자 김미영이 나타났다. 김미영은 자신이 상처받고 있으면서도 “죄송합니다”, “괜찮으세요?”를 남발하며 이건의 상처를 먼저 돌보려 애쓴다.
그런 김미영의 모습에서 이건은 강세라의 뒷모습만 바라보며 당연하게 남겨져왔던 상처를 누구보다 먼저 발견했는지 모른다. 김미영에게 ‘포스트잇’ 이 아닌 ‘강력 본드’ 가 되라고 퉁명스럽게 말해주던 남자 이건은 이날 바닥에 떨어져 있던 ‘너 나 좋아해? 나 너 좋아해.’ 라는 메시지의 포스트잇을 보드판에 꾹 고정시키는 모습으로김미영과의 달달한 로맨스를 암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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