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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에 살고 있는 K씨(남·43)는 며칠 전부터 갑자기 턱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입이 잘 안 다물어지고 입을 벌릴 때마다 턱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이게 웬일인가 싶었지만, 하루 이틀 지나면 괜찮겠지 생각하고 며칠 기다려보기로 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났는데도 턱은 계속 아팠다.
K씨는 인근 치과를 찾았다. 의사는 진료 후 `턱관절 장애`라 진단했다. 의사는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턱을 오랫동안 괴고 있었는지, 아니면 질긴 음식을 먹었는지 물었다. K씨는 이리 저리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2주 전 직장 동료들과 동해안에 야유회를 다녀왔던 기억이 났다. 오징어 회를 실컷 먹은 데다 돌아오는 길에 입 냄새 때문에 껌을 씹었던 게 생각났다. 의사는 갑자기 질긴 음식을 오랫동안 씹게 되면 턱관절에 무리를 주어 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갑자기 운동을 과격하게 하면 근육통이 생기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해주었다.
턱관절 장애는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과 바르지 못한 자세, 과거 외상, 스트레스, 기혈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마른 오징어, 육포, 껌 등 질긴 음식을 오랫동안 씹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껌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기호식품이지만 긍정적 효과만큼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껌 씹기 방법을 숙지해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껌 씹기를 통해 드러난 긍정적인 효과는 수십 가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저작 기능 강화, 타액(침) 분비 촉진, 소화액 분비 촉진, 장폐색증 감소, 이 닦기와 프라그 제거 효과, 불안감 해소, 뇌 기능 활성, 역류성 식도염 예방, 집중력 향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껌 씹기는 타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소화를 도우며 타액이 음식물 찌꺼기를 씻어내고 산을 희석시켜 구강 내의 세균 증식을 억제시켜준다"며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에 1000∼1500ml 정도의 타액이 분비되는데, 이보다 침이 부족하게 분비되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강건조증은 말 그대로 타액 분비량이 줄어들어 입 안이 건조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타액은 소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분비량이 적어지면 소화 장애도 생길 수 있으며 혀가 갈라지는 듯한 증상으로 인해 음식 맛을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특히 타액이 구강 내에서 원활한 자정 작용을 하지 못함에 따라 치은염과 충치가 발생하고 구취가 심해질 수 있다.
껌을 씹으면 타액 분비를 늘려 구강건조증을 줄일 수 있다. 일본식품공업 사토 요시노리의 연구에 따르면 22∼24세 남녀 10명에게 60초간 껌을 씹게 하고 타액 분비량을 측정했더니 분당 1ml씩 타액이 분비됐다.
껌을 씹으면 칫솔질처럼 이를 닦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껌은 구취 제거뿐만 아니라 프라그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자일리톨껌은 당알코올 감미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껌을 씹은 다음에도 뮤탄스균의 에너지원이 되는 당이 없어 충치 예방에 효과적이다.
껌 씹기는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운동선수들이 껌을 씹는 이유는 긴장감 해소도 있지만 집중력 향상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껌을 씹으면 뇌 혈류량이 증가해 뇌 기능이 향상된다고 알려져 있다.
껌을 씹으면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식사 전 껌을 씹으면 공복감을 줄여주고 달콤한 음식에 대한 식욕을 억제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껌 씹기가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건 아니다. 당이 지나치게 높게 함유된 껌은 오히려 입 냄새와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껌을 지나치게 오래 씹으면 턱관절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껌을 씹을 때는 턱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10분 정도만 씹는 게 좋다고 말한다. 껌을 10분 이상 오래 씹거나 자주 씹는 습관은 저작에 관여하는 교근을 발달시킨다. 교근이 비대해지면 아래턱 모서리 부위의 뼈 성장까지 자극해 골격성 사각턱을 가속화할 수 있다. 교근은 마른오징어 같은 질긴 음식을 즐겨 먹을 때 발달하지만 부드러운 껌을 꾸준히 씹을 때도 조금씩 비대해진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이정택 원장은 "적당한 껌 씹기는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오래 씹거나 한 쪽으로만 씹는 것은 되도록 삼가는 게 좋다"며 "하지만 껌 씹기는 구강 건강의 보조적인 수단인 만큼 평소 양치질을 깨끗이 하고 6개월에 한 번씩 치과를 방문해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을 습관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