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인터뷰] '군도' 하정우, 그 어떤 모습도 완벽해지는 마법

입력 2014-07-30 09:58   수정 2014-07-31 18:49

배우 하정우(36)는 참 그렇다. 어떤 영화에서든지 자신만의 빛을 발한다. 어떤 배역을 맡아도 하정우스럽게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 윤종빈 감독, (주)영화사월광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제작)에서도 역시나다. 믿고 본다는 말, 아무나의 이름 앞에 감히 붙일 수 없는 수식어지만 하정우에게만큼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하정우가 발산하는 그 무언가의 힘, 이토록 강렬할 수가 없다.



하정우는 ‘군도’에서 쇠백정 돌무치와 쌍칼 도치를 연기한다. 돌무치는 최하층 천민인 백정 출신으로 돌덩이 같은 몸과 장사의 힘을 가진 인물이다. 순진한 쇠백정 돌무치는 호쾌하게 쌍칼을 내지르는 군도의 신 거성 도치로 변모하고, 하정우는 1인 2역에 가까운 이 인물을 무리 없이 가볍게 소화시킨다. 이 역할을 위해 삭발까지 과감하게 도전한 하정우, 그저 그 모습 자체가 돌무치이며 도치다. 그리고 그건 배우 하정우이기도 하고.

◆ “바늘로 얼굴 찌르는 장면이 제일 아파”

하정우는 메가폰을 잡은 윤종빈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릴 만큼 많은 작품들을 함께 해왔다. 그리고 하정우와 윤종빈의 시너지는 이미 증명된 상태. 그래서 ‘군도’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컸다. 하정우는 그렇게 시작했다. ‘아, 재미있을 것 같다’고. 그렇게 또 다시 윤종빈과 손을 잡았다. ‘잘하면 잘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리고 여기에 강동원까지 합류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만 같았단다. 그리고 그렇게 하정우와 강동원의 라인업이 완성됐다.

“강동원 씨가 부담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야 벌써 네 번째 작품이고, 출연 배우들도 다들 한 번씩은 해봤으니까. 강동원 씨가 낯설어 하지는 않을까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많이 신경을 썼죠. 융화될 수 있게. 강동원 씨가 마음을 열고 본인이 잘 맞춰 팀워크를 완성시키려고 노력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좋았어요. 인간성 자체가 훌륭했어요. 남자답고. 뭘 해도 빼지 않고, 형들에게 참 잘 했죠. 술, 밥, 차 할 것 없이 같이 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이런 분위기라니 영화 촬영장은 무척이나 즐거웠을 터. 그러나 고생도 많았다. “강동원 씨가 휘두른 칼에 스쳐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 쌍칼을 휘두르는 장면이 있는데 이건 진짜 칼을 쓸 수가 없다. 무거워서. 그렇다고 해서 나무로 만든 칼이 가벼운 건 아니다. 무겁더라. 강동원 씨가 들고 있는 칼 역시 날카로워서 거의 흉기였다”고 말하는 하정우. 그 때의 그 무서움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 했다.

“그런데 진짜 아픈 건 바늘이었어요. 얼굴에 콕콕 찌르는데 진짜 아픈 거예요. 영화를 보고 있으면 얼굴 부분이 빨간데 계속 찌르다보니 그게 그렇게 된 거에요. 하하. 파상풍 주사를 맞은 곳은 지금은 다 나았어요. 영화적 액션의 합이 정말 중요했죠. 영화 속에서 거의 칼을 휘두르고 있으니까. 아무래도 외적으로 성격을 표현하는 부분들이 많다보니 그런 장면들의 힘이 컸어요.”



◆ “요즘 탁구에 푹 빠져... 촬영장에 탁구대 설치”

하정우는 배우이자 감독이다. 첫 장편 영화 ‘롤러코스터’는 ‘하정우 식 코미디’라는 공식을 만들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어느덧 하정우는 감독의 마음을 더욱 잘 읽고 있었다. “배우와 감독을 모두 해내는 자신이 좀 더 대단해보이지 않나?”라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전혀 아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각인됐다. “영화는 그 사람의 능력과 재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이나 삶에 대해 쉽게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영화도 마찬가지다”라는 그. 조금씩, 더욱 더 그의 마음이 커지고 있는 듯 했다.

“지금 ‘허삼관 매혈기’를 찍고 있는데, 연출과 주연을 같이 하다보니까 조금 느낌이 달라요. 장단점이 있는데 우선 재미는 있어요. 대신에 개인 시간이 없어졌죠. 지금 그림을 못 그리고 있어요. 또 제 분량이 끝나면 집에 갔었는데, 지금은 못 간다는 거? (웃음). 분량이 없을 때도 나가 있어야 된다는 게 좀 다르죠. 감독을 하면서 영화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껴요. 하면 할수록 영화는 존경스러워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즐거워보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마음껏 해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복(福) 아니겠는가. 자신의 삶을 조금 포기해도, 다른 한 가지를 얻을 수 있는 생활. 그래서 하정우의 얼굴에서는 생기가 넘쳤나보다. 요즘에 그가 빠진 것이 있다. 바로 탁구다. ‘허삼관 매혈기’ 배우들과 비닐하우스에 체력 단련실을 마련해놓고 탁구를 친다는 하정우. 탁구 방송도 보고, 탁구 머신도 샀다는 그의 모습에서는 또 다른 미소가 번졌다. 그러면서 무릎을 탁 친다.

“아, 또 있어요. 요즘 푹 빠진 것. 족욕기를 가지고 다녀요. 감독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정신이 맑아야 된다’에요. 배우 때처럼 생활 습관을 가지지 말고 절제를 하면서 맑은 정신을 가져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야 현장에서 우왕좌왕 하지 않고 잘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그래서 술도 잘 안 먹게 돼요. 그랬더니 일찍 자고 일어나는 습관이 들더라고요. 하하. 한결같이 그런 이야기들을 하니 선배들 말을 따라가야죠?(웃음)”(사진=판타지오)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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