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의 집' 5부 '유데모니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 한 소년수의 사연

입력 2014-08-01 04:00  


국내 방송 사상 처음으로 소년수들의 일상을 밀착 취재해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KBS 다큐멘터리 `세상 끝의 집`이 이번 주 일요일 밤 5편을 방송한다. 5편에서는 교도소 내에서도 가장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이른바 부적응 소년수형자들의 심리치료 활동을 다룬‘유데모니아’편이 방송될 예정이다.

김천소년교도소의 몇몇 소년수들은 교육 거부, 동료 수형자와의 싸움, 자해 등을 일삼는다. 교도소 측에서는 이렇게 수형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년수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심리치료 프로그램 ‘유데모니아’를 운영 중이다. 유데모니아는 고대 그리스어로‘부끄러움 없이 추구할 수 있는 행복’을 의미한다. `세상 끝의 집` 5편은 총 10회로 이루어지는 유데모니아 프로그램을 관찰하고 그 중 한 소년수의 사연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5편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김영석(가명, 20세)군은 편의점 강도를 저질러 2년형을 받고 1년째 수감 중이다. 그는 수형 생활 내내 자살 충동을 호소해왔다. 촬영 초기 취재진의 질문에‘말하기 싫다’,‘ 노코멘트’, ‘어른들 안 믿는다’ 등의 답만 할 정도로 세상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소년수였다. 그런 김군이 유데모니아 프로그램 과정에서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김군은 3살에 부모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자랐다. 그런데 16살에 보육원을 뛰쳐나와 일정한 주거지 없이 생활해왔다. 잠자리와 먹을 것을 해결하기 위해 이런 저런 범죄를 저지르게 되고 김천소년교도소에 오기 전까지 15차례나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김군은 자신의 인생을 통틀어 단 한 번도 사랑받은 기억이 없고, 자신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김군의 사례는‘청소년 범죄의 책임을 온전히 소년수에게만 지울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연출을 담당한 김동일 PD는‘물론 가장 큰 책임은 범죄를 저지른 김영석군이 져야 한다. 하지만 김군을 버린 부모나 버려진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우리 사회의 시스템도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며‘5편은 전체 6부작인 `세상 끝의 집`의 기획의도를 가장 잘 반영한 방송분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군의 사연 앞에는‘밥’이라는 주제로 소년수들의 식생활에 대한 소개가 있을 예정이다. 프로그램에서 멘토 역할을 하는 배우 정찬과 가수 이지훈이 소년수들과 한 상에서 배식 받은 밥을 먹는다. 외부인이 교도소가 소년수들에게 배식하는 밥을 먹는 것은 법무부 교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세상 끝의 집` 5편은 8월 3일 일요일 밤 9시 40분 KBS 1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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