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고교처세왕’에서는 독일에서 돌아온 이형석(서인국 분)이 아버지를 배신한 유재국(한진희 분)에게 복수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형석-이민석 형제의 아버지는 유재국과 사업 파트너였다. 그러나 유재국은 그를 배신했고, 그는 충격으로 인해 자살을 선택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형석은 유재국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독일에서 유재국의 회사인 컴포로 입사를 결정했던 것이다.
이형석의 복수는 성공적이었다. 이형석이 만든 페이퍼 컴퍼니와의 계약은 속전속결로 이루어졌고, 유재국은 아무것도 모른 채 거액의 투자금을 건넸다. 이형석은 유재국에게 “당신, 끝났어”라고 말하며 그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더욱 충격에 빠졌다. 그토록 염원했던 복수를 성공시키고 나서, 18살의 고등학생 이민석(서인국 분)의 “아버지는 복수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 한 마디에 이형석은 투자금을 고스란히 돌려주고 독일로 떠나버린 것이다.
서인국의 1인 2역은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드라마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한풀 힘이 꺾여버렸다. 거창할 것 같았던 복수는 ‘18살 고등학생에게 사회생활을 시키기 위한 계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고교처세왕’의 시작이 될 수 있었던 ‘복수’보다 더 중점적으로 다뤄진 것은 18살의 고등학생 이민석과 28살의 계약직 정수영(이하나 분)의 러브스토리이다. 그동안 드라마에서는 ‘열 살 차이’라는 허울만 존재했을 뿐 두 사람 애정전선 사이에 장애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알콩달콩하고 달달한 두 사람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연애에는 한 가지가 빠져 있다. 바로 ‘열 살 차이’라는 현실이다. 너무나도 손쉽게 복수가 해결된 뒤, 이제야 두 사람 사이에서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민석은 회사원인 정수영의 퇴근만을 기다리렸고, 우연히 만난 정수영의 친구 커플과 식사를 한 뒤 당당하게 “반띵”을 주장한 이민석은 149,000원 앞에서 벌벌 떨었다.
어머니의 일로 인해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정수영과 말다툼을 벌이던 이민석은 자신을 애 취급하는 정수영에게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종영까지 2회를 앞둔 시점이 되어서야 ‘현실’이 나타난 것이다.
이 ‘열 살 차이’라는 문제도 복수처럼 허무하게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이민석과 정수영이 행복한 결말을 맞을 거라는 걸 모르는 시청자는 없다. 눈에 빤히 보이는 결말을 ‘얼마나’ 가릴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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