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빈의 연기 변신이 보기 좋다.
6일 방송된 KBS 2TV 수목 특별기획 ‘조선 총잡이’(극본 이정우, 연출 김정민)13회에서는 최원신(유오성 분)과 박윤강(이준기 분)의 대립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박윤강은 마침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총잡이’ 최원신을 잡을 수 있었다. 드디어 최원신 머리에 총을 겨눌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박윤강을 가로 막은 것이 있었다. 바로 최혜원(전혜빈 분). 딸이 보는 앞에서 아비를 죽일 수 없었던 윤강은 원신을 놓아주었다.
원신을 놓아준 윤강의 실수였던 것일까. 원신은 좌포청에 잡혀갔고 윤강 역시 대역죄인의 신분으로 의금부에 붙잡혔다. 두 사람은 나란히 손발이 묶였지만 최혜원의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 고종은 혜원에게 윤강과 원신에 대한 결정권을 줬지만 혜원은 자신이 사랑하던 윤강을 버리고 아버지를 선택했다.
이상할 건 없었다. 아버지의 목숨이 더 소중한 것이 딸의 마음일 수 있지만 혜원은 “내 아비는 총잡이가 아니다. 그날 밤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다만 살고 싶다고 빌었을 뿐이다. 하나밖에 없는 딸을 위해서 더 살고 싶다고 말했다. 총을 겨누고 협박한 건 박윤강이란 사람이다”고 거짓말을 한 것.
이것도 모자라 혜원은 “저분은 한 번도 내게 진심을 내보인 적 없다. 언제나 내 앞에서 한조로 계셨다. 그러니 나로선 박윤강이란 사람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고 말해 윤강을 위기로 몰았다.
늘 당당하고 도도했던 ‘서늘한 카리스마’ 혜원은 ‘조선 총잡이’ 방송 내내 윤강을 향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 특히 수인(남상미 분)을 사랑하는 윤강을 바라보는 혜원의 눈빛은 애처로웠다. 이날 역시 혜원은 원신을 살리기 위해 윤강을 위기에 몰아넣었지만 홀로 남은 윤강을 바라보는 눈빛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조선 총잡이’에서 혜원은 서늘한 미모만큼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여인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윤강을 짝사랑하는 마음과 노비 신분에서 원신 덕에 보부상단의 수장 외동딸로 상승한 과거가 공개됐다. 특히 서늘할 만큼 도도하고 당당했던 그녀에게 아픔이 있었다는 것과, 사랑하는 사람을 등지고 아버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던 혜원의 모습이 가엽게 느껴지기도.
더불어 ‘조선 총잡이’에서 윤강의 러브라인, 복수전 등 그 사이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혜원으로 완벽 분한 전혜빈의 연기 역시 빛을 발했다. 아이돌 가수에서 배우로서 입지를 굳혀 나간 전혜빈은 전작 ‘왕과 나’, ‘야차’, ‘인수대비’ 등을 통해 사극 연기를 펼쳤던 터라 여유 있고 고상한 연기에 시청자들의 호평 또한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