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한국경제, 일본식 엔고불황 가능성 높다"

김정필 부장

입력 2014-08-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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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도 일본식 엔고불황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하나금융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7일 ‘원高불황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20년 넘게 일본경제를 괴롭혀 온 엔高불황처럼 국내경제도 원高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연구소는 경상수지 흑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억제하기 위해 너무 강한 원화절상을 용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 들어 ‘경상수지 흑자 확대 → 원화강세 → 수출 감소·수입 증가 →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이어지는 환율의 경상수지 조절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에 따라 원화가 절상되더라도 경상수지 흑자가 줄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습니다.

연구소는 이러한 ‘원화강세’와 ‘경상수지 흑자’의 공존으로 일본식 ‘엔고불황’ 처럼 경기침체를 장기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습니다.

곽영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의 장기침체, 즉 ‘잃어버린 20년’은 엔고불황이 심화된 결과”라며 “국내에서도 내수침체 때문에 소위 불황형 흑자가 누적되면서 이것이 원고압력을 증대시키고, 원화강세가 다시 내수침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곽 연구위원은 원고불황의 사전 징후로 두 가지 현상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첫째는 원高와 경상수지 흑자 공존 상황이 지속되는 것으로 당국이 원高를 억제해서 흑자가 커졌다기보다 원高가 내수침체를 유발해서 흑자가 커졌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만 보고 원화절상을 용인한다면 원고에 의한 내수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두 번째는 원달러 환율과 KOSPI의 상관관계가 변화되는 상황으로 일본에서 주가는 엔달러 환율을 그대로 따라갔다며 엔고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환율이 주가는 물론 경기도 결정했던 점을 강조했습니다.

곽 연구위원은 "아직 국내 환율과 주가의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는 일본과 정반대"라며 "즉 엔고에 일본주가는 하락했지만, 한국주가는 원高일 때 상승하고 있지만 동 원高가 지속돼 일정 수준을 넘으면 이러한 상관관계도 일본식으로 변화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원고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정말 위험한 시나리오는 원고로 인해 수출마저 감소해 현재의 저성장 기조가 심화되고, 다시 저물가 상황까지 가세하게 되는 디플레이션 상태로 연결되는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때문에 “우선 과도한 원화절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허용되는 범위 내 에서 최대한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필요가 있고 금융기관의 해외진출과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 등 외화를 해외로 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곽 연구위원은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원고불황의 중요한 고리 중 하나인 내수침체와 수입 감소로 인한 원화절상을 억제하기 위해 내수 및 경기회복을 위한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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