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나눔의 실천`을 호소하며 위법한 방법으로 장애인 후원금을 모집하고, 시설 장애인들의 기초생활수급비까지 가로채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한 `두 얼굴의 목사`가 구속기소됐다.
춘천지방검찰청(검사장 공상훈)은 홍천군의 `실로암 연못의 집` 원장 A(57) 목사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이 A 목사에게 적용한 죄명은 유기치사, 특경법 횡령, 사기,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감금, 유기, 장애인 복지법 위반,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8가지다.
A 목사는 지난해 3월 27일 홍천군 서면의 장애인시설 내 욕창 환자인 서모(52)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병세가 심해졌음에도 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 목사는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설 내 장애인 36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연금 등 5억8천47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A 목사는 기부금품을 받으려면 관할 관청에 등록해야 함에도 무등록 상태에서 일반인 2천949명으로부터 11억5천여만원의 기부금을 받았다.
A 목사는 장애인들을 위해 사용할 것처럼 속여 모금한 기부금마저도 자신의 생활비와 채무 변제는 물론 유흥주점이나 백화점, 호텔 등을 출입하며 호화생활을 영위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A 목사는 시설 내 장애인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하고 유기하는 등 장애인 인권침해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장애인 보호시설을 개인의 치부수단으로 악용한 파렴치범에게 철퇴를 가한 사건"라며 "장애인 보호시설 내 인권침해 행위, 후원금 부정 사용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 목사는 검찰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천군은 지난해 9월 특정 방송사의 한 시사고발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인권침해가 알려지자 해당 시설을 폐쇄하고 입소자 전원을 분리보호하는 등 행정조치를 내렸다.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