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해무' 무서운 사회 현실 vs 인간의 욕심, 무엇이 문제일까

입력 2014-08-13 17:43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 허용될까. 1997년 IMF가 닥치자 여수 앞바다를 주름잡던 전진호는 더 이상 만선의 수확을 거두지 못하고 감척 사업 대상이 된다. 여기에서 인간의 욕심, 본능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가 이 배에서 대통령이야”라고 외치는 선장 철주(김윤석 분)를 시작으로 여섯 선원들은 인간의 욕심,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극단 연우무대 창립 30주년 기념작으로 막을 올린 연극 ‘해무’에서 7년 만에 스크린으로 새롭게 등장한 영화 ‘해무’는 ‘살인의 추억’ 봉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기획, 제작을 맡았고, ‘살인의 추억’ 각본을 쓴 심성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전작에서 어두운 사회를 재조명했던 이들이었던 탓일까. 영화 ‘해무’가 보여주는 IMF 시절을 살아가는 여섯 선원들의 현실은 처참하고 무섭다.

배를 잃을 위기에 몰린 전진호 선장 철주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무거운 몸을 전진호에 싣는다. 선장 철주를 필두로 인정 많고 사연 많은 완호(문성근 분), 선장의 명령을 잘 따르는 호영(김상호 분), 돈 좋아하는 경구(유승목), 욕구에 충실한 창욱(이희준 분)과 이제 막 뱃사람이 된 순진한 막내 선원 동식(박유천 분)은 안개가 가득 낀 바다에서 있어서도 안 되는 일에 얽매이고 만다.


꿈을 안고 출항하지만 그들의 꿈은 처참하게 좌절됐다. 망망대해 위에서 물고기가 아닌 시체를 수확하게 되면서 말이다. 철주는 끝까지 전진호를 포기할 수 없었고, 선원들에게 밀항을 도와달라고 제안한다.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 온 밀항자들은 전진호에서 싸늘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욕구를 채우려는 인간의 욕심, 그리고 본능 때문일까.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밀항자들처럼 전진호 선원들과 선장 역시 최후의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잔인하고 무서울 만큼 인간의 본능을 그려낸 것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만큼 잔뜩 낀 안개를 뚫고 바다 위를 달리고 있는 전진호에는 미래가 없었다. 전진호에 몸을 실은 여섯 선원들의 미래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전진호 안에서 이성을 찾고 차분함을 보인 것 막내 선원 동식이다. 전진호에 몸을 실은 조선족 여인 홍매(한예리 분)와 사랑에 빠지면서, 선원들에게 발각된 홍매를 구하기 위한 동식의 진심과 눈물 날만큼 애절한 이들의 사랑은 지옥과도 같은 ‘전진호’에서 그나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 다가왔다.

2001년 전남 여수에서 발생한 ‘제7태창호’ 사건을 실화로 바탕으로 한 ‘해무’는 오는 9월 4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제3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한국 영화로 유일하게 초청받은 작품으로, 러닝타임 111분이다. 13일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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