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무’(심성보 감독, (주)해무 제작)는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 시나리오를 같이 쓴 심성보 감독의 입봉작이다. 2003년 개봉된 ‘살인의 추억’ 이후 약 10여 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단 영화로 돌아왔다. 궁금했다. 그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준비해 온 작품들이 영화로 완성되지 못해 그저 감독 준비생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 때 ‘해무’를 만나게 됐다. 그리고 봉준호와 또 다시 손을 잡았다. 그래서 ‘해무’는 특별하지 않을 수가 없다.
13일 개봉된 ‘해무’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선원들의 모습을 통해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인간의 내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제 바다에서 촬영하며 완벽을 구현해냈다. 컴퓨터 그래픽(CG)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생생하다. 모든 것이 진짜였다.
- 영화가 개봉됐다.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영화인데 마음이 어떤가.
“좋은 배우와 훌륭한 스태프를 만나 시작했고 완성이 됐다. 시작은 했지만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신인 감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어려운 촬영들을 해왔기에 고맙고, 그들에게 빚을 졌다는 마음도 있다. 영화는 완성됐으니 일단은 잘 됐으면 좋겠다.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그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 타이틀이 뜨기 전까지 어민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후반부에 갖고 있는 비극성들을 먼저 주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무게가 있으면서도 관객들이 이 사람들을 빠른 시간 내에 이해하고, 이후에도 공감을 잃지 않도록 표현했다. 이 사람들도 인간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공을 많이 들였다. 그들을 그저 하나의 캐릭터로 바라볼 수 있게 말이다.”
- CG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바다 위에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영화의 콘셉트가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우들의 드라마였다. 관객들의 시선을 CG로 빼앗지 않는 것이 최대 강점이었다. 그렇게 CG를 최소화했고, 배우들에게 시선을 빼앗지 않으려고 했다. 영화 배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어느 정도 목표에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 메이킹 필름에서 보던 수조 세트가 참 신기했다.
“짐벌을 띄우고 물을 채웠다. 바다에서 촬영을 하는 것처럼 흔들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거였다. 시나리오에서 생각한 부분들에 대해 홍경표 촬영감독에게 상의를 했는데 직접 이걸 설계하셨다. 특수 촬영 쪽에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믿을 수 있었다. 그 분이 없었다면 수조 세트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 배우들의 사투리가 놀라울 정도였다.
“여수 출신 연극배우들을 초반에 많이 배치했다. 일상적인 대화, 지역의 느낌을 많이 주려고 했다. 영화라는 게 현장에서 대사가 바뀌기도 하니까. 배우들이 연습을 해와도 개인적으로 배우들의 연락처를 알아내 조언을 구하곤 하더라. 녹음을 해서 여러 번 듣고 또 고치고. 프리 프러덕션 단계에서부터 사투리에 대한 노력을 많이 들였다. 특히 이희준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수에 내려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더라. 실제로 헌팅을 갔다가 공판장에서 만나기도 했다. 배우들이 각자 공부를 많이 해서 빈 구멍들을 잘 메워주셨다.”
- 봉준호 감독과 다시 작업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이번 작업을 하면서 스토리에 대해 깊게 이야기를 했다. 봉준호 감독과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서 아주 깊은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지나고 나면 순간순간이 정말 뭉클해진다. 사람들이 어떤 순간을 돌이켜봤을 때 뭉클한 과거의 기억들이 생기지 않나. 그런 기억을 ‘해무’를 통해 하나 더 쌓았다. 내가 준비를 했던 작품이 멜로였다.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봉준호 감독이 내게 사랑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믿음을 가졌던 것 같다. 참 감사하다.”(사진=NEW)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bluenews.co.kr
13일 개봉된 ‘해무’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선원들의 모습을 통해 깊숙하게 숨겨져 있는 인간의 내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제 바다에서 촬영하며 완벽을 구현해냈다. 컴퓨터 그래픽(CG)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생생하다. 모든 것이 진짜였다.
- 영화가 개봉됐다. 자신의 이름을 건 첫 영화인데 마음이 어떤가.
“좋은 배우와 훌륭한 스태프를 만나 시작했고 완성이 됐다. 시작은 했지만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신인 감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어려운 촬영들을 해왔기에 고맙고, 그들에게 빚을 졌다는 마음도 있다. 영화는 완성됐으니 일단은 잘 됐으면 좋겠다.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그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 타이틀이 뜨기 전까지 어민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후반부에 갖고 있는 비극성들을 먼저 주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무게가 있으면서도 관객들이 이 사람들을 빠른 시간 내에 이해하고, 이후에도 공감을 잃지 않도록 표현했다. 이 사람들도 인간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공을 많이 들였다. 그들을 그저 하나의 캐릭터로 바라볼 수 있게 말이다.”
- CG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바다 위에서 힘들었을 것 같은데.
“영화의 콘셉트가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우들의 드라마였다. 관객들의 시선을 CG로 빼앗지 않는 것이 최대 강점이었다. 그렇게 CG를 최소화했고, 배우들에게 시선을 빼앗지 않으려고 했다. 영화 배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어느 정도 목표에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 메이킹 필름에서 보던 수조 세트가 참 신기했다.
“짐벌을 띄우고 물을 채웠다. 바다에서 촬영을 하는 것처럼 흔들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거였다. 시나리오에서 생각한 부분들에 대해 홍경표 촬영감독에게 상의를 했는데 직접 이걸 설계하셨다. 특수 촬영 쪽에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믿을 수 있었다. 그 분이 없었다면 수조 세트는 만들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 배우들의 사투리가 놀라울 정도였다.
“여수 출신 연극배우들을 초반에 많이 배치했다. 일상적인 대화, 지역의 느낌을 많이 주려고 했다. 영화라는 게 현장에서 대사가 바뀌기도 하니까. 배우들이 연습을 해와도 개인적으로 배우들의 연락처를 알아내 조언을 구하곤 하더라. 녹음을 해서 여러 번 듣고 또 고치고. 프리 프러덕션 단계에서부터 사투리에 대한 노력을 많이 들였다. 특히 이희준 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여수에 내려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더라. 실제로 헌팅을 갔다가 공판장에서 만나기도 했다. 배우들이 각자 공부를 많이 해서 빈 구멍들을 잘 메워주셨다.”
- 봉준호 감독과 다시 작업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이번 작업을 하면서 스토리에 대해 깊게 이야기를 했다. 봉준호 감독과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서 아주 깊은 이야기를 해왔기 때문에 지나고 나면 순간순간이 정말 뭉클해진다. 사람들이 어떤 순간을 돌이켜봤을 때 뭉클한 과거의 기억들이 생기지 않나. 그런 기억을 ‘해무’를 통해 하나 더 쌓았다. 내가 준비를 했던 작품이 멜로였다.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봉준호 감독이 내게 사랑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믿음을 가졌던 것 같다. 참 감사하다.”(사진=NEW)
한국경제TV 최민지 기자
min@blu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