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이 아버지 수복이 꾸짖어 어쩔 수 없이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15일 방송된 KBS2 TV소설 ‘순금의 땅’에서 수복(권오현)은 연희(김도연)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게 되고 결혼식을 올리지 않겠다던 순금(강예솔)에게 반드시 결혼을 하라고 아버지로서 엄하게 꾸짖었다.
순금은 자기 대신 진경(백승희)이 쥐약이 든 차를 마시고 아파 누워 있자 죄책감에 진행 중이던 결혼식을 하지 않겠다 선언했다.
덕구네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순금과 우창의 행복을 빌어줄 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순금의 이 같은 발언은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고모(전원주)는 순금에게 예식비용이며 맞춘 옷은 어쩌냐며 울상이었고, 순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강한 의지를 보였다.
순금은 이 같은 고집을 부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자기 자신은 그 상황을 관통해낸 듯 입을 다물고 있거나 거부를 하면 일이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라 생각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순금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순금으로 인해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고 답답함을 느낀다. 그녀의 황소고집이 타인의 감정의 흐름을 좌지우지 하는 것.
순금 본인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할 수 있는 ‘세운당 마님(정애리)이 자신을 살인교사한 죄를 발설하지 않은 것’과 ‘쥐약을 먹이려 든 사람이 마님이라는 것’에 대해 함구했고, 대신 주변인들을 힘들게 했다.
순금이 정말 착하고 어진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벽창호처럼 남의 말을 듣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갇혀 꿋꿋이 걸어 나가는 길이 아닌, 주변의 말을 귀담아 듣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일이 제대로 돌아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마님의 경우라도 처벌 받을 일이 있으면 그 죄를 물어 죗값을 받아야 하듯이 말이다.
순금은 의외로 남들에게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에게 싫은 소리 한 번 못하고 혼자 끙끙 앓고서 독단적인 선택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순금이 조금 더 지혜로워졌으면 한다. 그저 혼자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고 능사가 아니듯 남편 우창에게 도움을 청해도 좋고, 정수(이병훈), 수복, 덕구(조선형), 향자(조혜선) 등 그녀를 도와 줄 사람들은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