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엿보기] ‘마마’ 한승희 씨, 아들에게 그저 엄마가 되어 주세요

입력 2014-08-18 02:02  


아들에게 가족을 선물하고자 하는 여자가 있다.

17일 방송된 MBC 주말 드라마 ‘마마’ 에서는 아들 한그루(윤찬영 분)와 자꾸만 어긋나는 한승희(송윤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은 한그루가 가출을 감행하기도 했다. 홀로 캐나다 행 비행기표를 끊어 공항으로 향한 엄청난 스케일의 가출이었다.

엄마를 향한 한그루의 반항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한승희가 가장 싫어하는 짓임을 알면서도 거침없이 방문을 잠그고 엄마와 함께 식탁에 앉는 것 또한 불편해 한다. 친구에게는 “엄마 있는 애들이 가장 부럽다” 라고 상처를 내비치기도 한다. 그런데도 한승희는 아들의 상처를 들여다볼 줄 모른다.

한승희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민화 작가이지만 천애고아인 한승희는 자신이 죽고 난 후 아들 한그루가 혼자 남을 것을 걱정해 한국행을 선택했다. 한그루의 친부 문태주(정준호 분)에게 한그루가 성인이 될 때까지 양육을 부탁할 생각으로. 하지만 막상 한국에 도착해 가까이서 살펴본 문태주와 서지은(문정희 분)의 결혼 생활은 엉망이었다.


그래서 한승희는 서지은 몫의 엄청난 빚도 한 번에 갚아주고 문태주의 직장 내 불륜 관계를 정리해주려 나섰다. 아들에게 선물할 ‘완벽한 가정’을 만드는 것에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 한승희와 아들의 갈등은 점점 깊어져만 간다. 아들 한그루의 먼 미래를 걱정하고 대비하느라 지금 당장 아이에게 필요한 관심과 애정을 쏟을 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아들에게 자신의 병명을 숨겨야 한다는 생각에 참 많은 오해를 키웠다. “지금 당장 나한테 와달라” 라며 울며 소리치는 아이에게 달려가려고 했던 한승희는 진통제가 말을 듣지 않아 병원에 실려 갔다. 아침이 되어서야 어떤 남자의 오토바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엄마를 아이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을까. 또한 갑작스런 진통에 신음하던 한승희는 “무슨 일이냐” 라고 다가오던 아이에게 “꺼져버려” 라고 소리쳤다. 아이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기 싫다는 이유에서였다.

공든 예술품을 만들 듯 서지은-문태주의 가정을 완벽하게 재건해 아이에게 선물하려 하기 전에 한승희는 아이에게 그저 엄마가 되어주면 된다. 아이에게도 엄마와의 이별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서툰 엄마 한승희의 변화가 너무 늦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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