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무원 충격 진술 "머리 좋은 사람은 살아"··배 기울어야 탈출 쉽다?

입력 2014-09-04 09:24   수정 2014-09-04 10:42




`세월호 승무원 진술` 세월호 기관부의 한 승무원이 탈출이 더 쉬울때까지 배가 기울기를 기다렸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선원은 법정에서는 "혼자만의 생각이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는 3일 세월호 승무원들의 재판에서 3등 기관사 이모(25·여)씨와 조기수 이모(56)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했다.

이씨는 "당시 선내 방송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퇴선 방송을 해야 하는데 방송이 잘못됐다"고 답했다.

이어 이씨는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은 밖으로 나왔다. 화물기사가 그러는데 객실로 갔다가 다시 나와 구조됐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방송을 따른 사람은 많이 죽고, 듣지 않은 사람은 살았다는 것이냐"는 검사의 재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승객구조 책임이 있는 선원의 이같은 무책임한 답변에, 재판을 방청하던 유족들은 분노를 터뜨렸다.

또 이씨는 "배가 더 침몰하면 탈출하기 쉽다. 수면에서 3층 갑판까지 높이는 보통 3층 건물보다 더 높아 바다로 뛰어내리면 충격으로 다치거나 물이 차가워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며 "좌현쪽으로 배가 더 기울어 3층 갑판과 수면이 가까워질때 탈출하려고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진술내용의 진위를 묻는 검사의 질문에 확답을 하지 않자 재판장은 "중요한 질문이다. 승무원들과 (진술내용과 같은 이유로 기다리자는)이야기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씨는 진술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승무원들과 인식을 공유한 것이 아니고 혼자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승객들의 위험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안전만 챙긴 승무원의 과실을 부각시키려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에 앞서 신문을 받은 3등 기관사 이모(25·여)씨도 "조기수는 뒤쪽으로 떨어져 있었다"며 "추측으로 진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계획적이었다면)두려움에 떨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기관장과 1등 기관사가 캔맥주를 마신 것과 관련해 "1등 기관사가 기관장에게 `안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니 기관장도 `나도 불안해서 승무원들을 안심시켰는데 이제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며 "당시에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다들 포기했구나 싶어 기관장의 말을 듣고 울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6~17, 23일 전문가 증언과 증거조사를 거쳐 갑판부 승무원 등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이어갈 방침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부터 주 2회씩 여는 재판을 3회로 늘리고 다음달 20~21일 심리를 마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세월호 승무원 진술을 접한 네티즌들은 "세월호 승무원 진술, 아예 개념이 없네" "세월호 승무원 진술, 승객이랑 다를바 없네" "세월호 승무원 진술, 어쩜 이렇게 책임감이 없지" "세월호 승무원 진술, 다들 핑계만,." 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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