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경영 '올스톱' 장기화‥고객이탈·실적악화 우려

입력 2014-09-11 16:10   수정 2014-09-11 18:04

<앵커>
수뇌부의 갈등과 잇따른 징계로 얼룩진 KB금융그룹의 경영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실적 부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추진 중인 신사업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등 그룹 전체가 위기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박시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KB금융그룹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습니다.

상반기 내내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행장의 갈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KB금융은 사실상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했습니다.

이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습니다.

그룹 내 최대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천426억원으로 주요 은행들 중 꼴찌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자산규모가 더 작은 기업은행(5천778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을 보인 겁니다.

지난 2005년 2조원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승승장구하던 국민은행은 이후 서서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대출시장에서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습니다.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대 시중 은행 중 지난 2012년 26.5%를 차지했던 대출 점유율은 올해 6월말 24.5%로 떨어졌습니다.

장기간 지속되는 경영진의 불협화음에 고객들은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길정지 (67) / 영등포구 여의도동
“저희들 이용객한테 도움이 안되죠. 믿음이 아무래도.. 원만하게 해결해서 타협했으면 좋겠어요”

그밖의 비은행계열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모든 은행의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증가한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KB생명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KB생명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0%나 급감했습니다.

그나마 올해 3월 KB금융으로 편입된 KB캐피탈 등이 그룹 호실적을 이끌어냈지만 이번 사태의 장기화로 LIG손보 인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기대했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지리하게 지속된 수뇌부의 싸움에 조직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 이에 금융당국은 근본적인 조직 쇄신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경영진 간 갈등과 조직 내 반목을 그냥 덮을 것이 아니라 그 근본원인을 발본하고 철저한 인적, 조직 쇄신을 통해 경영의 독단과 공백을 동시에 해소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하였습니다”

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경영 공백까지 생기면서 KB금융 전체가 위기에 직면한 모양새입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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